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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 왜곡, 언젠가는 금융절벽으로 이어질 것”

입력 : 2016-04-23 03:00:00 수정 : 2016-04-22 20:3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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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닝 지음/이은주 옮김/박한진 감수/프롬북스/1만6000원
예고된 버블/주닝 지음/이은주 옮김/박한진 감수/프롬북스/1만6000원


지난 1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헤지펀드의 거부 조지 소로스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경고했다. 즉각 중국 당국과 중국 경제학자들의 반발을 샀지만, 국제 금융계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중국 경제의 향방을 둘러싼 논쟁은 언제나 뜨겁다. 낙관론자들은 “끊임없이 생겨나는 새로운 시장 수요가 리스크 요인을 상쇄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퍼펙트 스톰’이 올 것이며,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각국에 큰 파장이 미칠 것을 우려한다.

미 예일대와 상하이자오퉁대 교수인 주닝(Zhu Ning)은 중국 경제의 최근 상황을 분석한 책을 내면서, 연달아 경고를 날리고 있다. 지난 30년간 초고속성장을 이룬 중국의 기적은 ‘암묵적 보증(Guaranteed Bubble)’ 위에 세워졌다. 쉽게 말해 무엇을 해도 정부가 보증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올 초 위안화를 대량 매도한 조지 소로스 펀드에 맞서 중국 당국은 총력을 다해 위안화를 방어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때도 4조위안(약 711조6000억원)이라는 초대형 경기부양책으로 버텼다. 그러나 실제 쓴 돈은 어마어마하다. ‘데이터 마사지’라는 게 있다. 중국 당국의 수치조작이다. 2008년 경기부양 당시 쓰인 돈은 실제로 20조위안(약 3558조원)이라는 추정이다. 어쨌든 중국 당국은 주식, 부동산, 금융 등이 요동칠 때마다 해결사 노릇을 했다. 지금도 중국인들이 위험천만한 도박성 투자를 마구 해대는 배경이 이것이다. 현재 중국 경제는 풍선효과(balloon effect)를 겪고 있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반복적으로 불거져 나온다.

지금 중국 경제에서 ‘성장이냐, 긴축이냐’가 핵심이 아니다. 어느 한쪽으로 쏠리기보다는 ‘파인튜닝(fine tuning, 미세조정)’ 내지는 ‘폴리시 믹스(policy mix, 정책조합)’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급격한 경기 변동을 억제하며 성장과 긴축을 적절히 믹스해야 한다는 것. 중국 경제는 이제 8%대의 고도 성장 시대는 갔다. 바오파(保八)는 물론 바오치(保七)도 어렵다. 어쩔 수 없이 신창타이(新常態, New Normal)를 들고 나왔다. 6%대의 안정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것. 과연 중국은 6%대의 신창타이로 소프트 랜딩(soft-landing)을 해낼 수 있을까.

저자는 하드 크래시(hard crash)에 무게를 둔다. 경제의 발전 경로를 볼 때 고속성장은 대부분 하드 크래시로 귀결되었다. 저자는 중국 당국에 애정 어린 충고를 한다. 예컨대 본보기로 실패 또는 디폴트 사례를 몇 차례 만들어야 한다는 것. 몇 개의 국유기업, 금융기관, 지방정부가 디폴트에 이어 파산으로 가면, 중국 투자자들은 정신 차리게 될 것이라는 것. 그러나 디폴트나 파산은 시민의 불만과 사회적 불안으로 이어질 것이다. 중국 당국이 디폴트를 꺼리는 이유다. 그러나 경제는 경제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장기적인 왜곡은 거품의 붕괴와 금융 절벽으로 이어질 뿐임을 중국 당국은 깨달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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