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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천년 목사고을… 두둥실∼ 돛배 타고 시간여행 떠나자!

입력 : 2016-04-28 20:48:37 수정 : 2016-04-28 20: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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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성·관아·향교 등 ‘살아 있는 박물관’
전남 나주는 20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고도다. 삼국시대 이전인 마한시대에 이미 영산강 유역에서 독특한 문화를 꽃피웠던 지역이다. 영산강 유역의 자미산성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 피라미드형과 원추형, 사각형 등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고분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고분이 있는 현지에 박물관이 건립돼 생생한 현장학습을 할 수 있다. 교통의 요충지인 나주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지방행정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고려시대에는 지방행정관청인 목(牧)이 들어서면서 목사고을이 됐다. 그래서 나주를 천년 목사고을이라 부른다. 조선시대에도 600여년간 호남지역 행정의 중심지였다.

조선 초기에 축조한 국내 최대 규모(3.7㎞)의 나주읍성 일부가 아직도 보존돼 있다. 복원 작업도 한창이다. 시내 곳곳에 이 같은 문화자원이 흩어져 있어 도시 전체가 살아 있는 역사 박물관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역사와 문화의 보고인 나주로 마실 떠나기에 좋은 계절이다.

◆고분군·관아·향교… 역사 숨결 그대로 간직 

나주목사 관아 전경. 옛 목사들이 살던 방에서 관광객들이 숙박 체험을 할 수 있다.
나주시 반남면 자미산(98m)에는 신촌리 8호분을 비롯해 덕산리 14호분, 대안리 12호분 등 모두 34호분의 고분이 있다. 바로 반남고분군이다. 고분군 현장에 국립나주박물관이 있다. 국내 유일의 고고학전문박물관이다. 이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 15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영산강 유역의 고고자료를 보존하고 전시해 호남지역 발굴 문화재의 광역수장고다. 수장고 내부를 직접 볼 수 있는 개방형 수장고를 운영해 생생한 체험이 가능하다. 또 첨단기술과 문화영역을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열린 문화공간은 2000년 전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게 한다.

나주시내로 들어오면 조선시대의 관아와 향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관아 건물은 중심축 선상에 동헌과 정문, 누문 등이 자리하고 주변에 육방관속의 건물과 내아들이 위치하고 있다. 관아 건축물 가운데 객사인 금성관과 아문인 정수루가 현재까지 남아 있다. 금성관 객사는 고려∼조선시대 지방궁실로 임금을 상징하는 전패나 궐패를 모셔두는 공간이다. 중앙에서 내려오는 관리들이 유숙을 했다.

나주목사 내아(금학헌)는 조선시대 목사가 정무를 보던 동헌 근처의 살림집이다. 내아는 일제시대 이후 1980년대까지 군수 관사로 사용되면서 원형이 상실됐다. 최근 완전 해체된 후 원형대로 복원했다. 객사와 아문루, 내아가 함께 남아 있는 관아는 국내에서 드물다. 관아 건축 원형의 일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09년부터 관아는 한옥 체험공간으로 활용되면서 관광객의 명소가 됐다. 나주목사 중에서 존경을 받았던 유석증 목사와 김성일 목사의 이름을 딴 특별한 방이 인기다. 이 방에서 자고 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숙박명당으로 유명해졌다.

서울에서 최근 유석증 목사방을 이용한 김한석(54)씨는 “숙박하면서 대입 수험생 아들이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고 기원했다”고 말했다.

내아 뒤편의 나주향교는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와 격식을 갖추고 있다. 임진왜란 때 서울의 성균관이 불타 없어지자 나주향교를 참조해 복원했을 정도로 향교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보물 제394호 대성전과 조선 태조 이성계가 심었다는 은행나무가 있으며, 2014년부터 문학강좌와 예절학교 등 향교활용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황포돛배 영산강 유람… 강변선 축제의 물결

나주 영산포는 국내 유일의 내륙 항구도시다. 영산포 선착장에서 추억의 황포돛배를 탈 수 있다. 황포돛배는 황토로 물을 들인 돛을 단 배를 말한다. 이 황포돛배는 과거에 바닷물이 흐르던 영산강 물길을 따라 영산포까지 쌀과 소금, 미역, 홍어 등 생필품을 운송하던 배다.

영산강 황포돛배는 육로 교통 발달과 1976년 상류에 댐이 들어서고 영산강 하구둑이 만들어지자 1977년 마지막 배가 떠난 후 사라졌다. 그러다가 2008년 30여년 만에 웅장하고 위엄 있는 옛 모습 그대로 황포돛배가 복원됐다.

옛 목선 그대로 재현돼 운치가 그만이다. 황포돛배는 빛가람 1호와 2호를 비롯해 한옥 모양의 나주호, 발굴된 고려시대 뱃조각을 복원해 위엄을 갖추고 부활한 왕건호, 바람을 가르는 빠른 물살에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영산강호 등 모두 4척이 운항되고 있다.

영산포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황포돛배를 타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의 해설사가 맛깔스러운 이야기보따리와 함께 강을 거슬러 오르면서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지난해 3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황포돛배 투어를 했다. 나주시는 올해 다시면 회진리 한국천연염색박물관과 연계한 ‘황포돛배 타go, 천연염색 하go’ 상품을 내놓았다. 황포돛배를 타고 천연염색을 하게 하면 황포돛배 요금을 50% 할인하고, 천연염색 체험 요금을 추가로 할인해 가족단위 관광객에게 인기다.

황포돛배 타고 영산강을 유람하는 관람객들이 강변에서 불어오는 유채꽃 향기에 흠뻑 젖어있다
새로 도입한 관광선 영산강호도 주말에는 승촌보까지 운항, 승촌보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즐길거리를 주고 있다. 영산강호는 승촌보에서 영산포까지 10㎞ 구간을 30분간 운항한다.

매년 4월 꽃이 피는 영산강에서는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영산강 둔치에 핀 유채꽃 산책로에서는 매년 유채꽃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또 나주의 대표 음식인 600여년의 전통을 지닌 코끝이 알싸한 홍어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홍어축제도 열린다. 홍어 무침 대향연, 홍어 깜짝 경매, 홍어 시식왕 선발대회, 홍어 탑 쌓기대회, 홍어 예쁘게썰기 경연대회 등 홍어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영산강변에서 매년 4월 열리는 홍어축제 기간에 참가자들이 홍어 요리 실력을 뽐내고 있다.
보리이삭이 나올 시기인 4월 하순쯤에는 보리축제가 열린다.

◆나주시티 투어 ‘나주로 마실가자’ 인기

나주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은 나주시티투어 ‘나주로 마실가자’다. 나주의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나주시티투어 버스는 매주 토요일 운행된다. 시티투어버스는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한 KTX가 나주역에 도착하는 토요일 오전 10시20분쯤 출발한다. 나주역에서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를 거쳐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 나주읍성권, 황포돛배 체험장·천연염색박물관·국립나주박물관을 둘러보고 나주역에 도착한다. 11월 2일까지 운행한다.

5월5일부터 31일까지는 나주 산포면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열리는 세계친환경디자인박람회장을 둘러보는 코스가 별도로 운행된다.

나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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