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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rSports] 암(癌) 아웃시킨 프로야구 암(arm)의 투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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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28 21:01:21 수정 : 2016-06-16 11: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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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선수들은 인간이 낼 수 있는 한계치의 능력을 넘어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강인한 몸은 필수다. 경미한 통증도 신체 균형을 무너뜨려 기량 발휘를 방해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생사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암세포와 싸운 몸이라면 그들이 다시 프로무대에 돌아온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올 시즌 KBO리그에는 암을 극복하고 ‘제2의 야구인생’을 열어젖힌 선수들이 여럿 있다. 그들이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모습은 그야말로 인간 승리의 드라마다. 오늘도 그들은 같은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큰 용기를 준다.

정현욱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구원투수로 맹활약하며 ‘국민 노예’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정현욱(38·LG). 그는 2014년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뒤 위암 2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선수생활 갈림길에 선 정현욱은 ‘FA 먹튀’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암투병 소식을 알리지 않고 외로운 싸움을 계속했고 위의 80% 이상을 잘라내며 병마를 이겨냈다. 전성기 시절에 비해 몸무게가 20kg나 넘게 빠진 그는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에 647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3.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감격의 세이브를 거뒀다. 정현욱은 이 경기에서 역시 위암을 극복하고 지난해 그라운드로 돌아온 외야수 정현석(32)과 투타 맞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결과는 유격수 병살타였지만, 승부를 떠나 병마를 극복하고 돌아온 두 선수의 맞대결 자체가 야구팬들의 심장을 울렸다. 

김세현
김세현(30·넥센 히어로즈·가운데)은 작년 9월5일 문학 SK전에서 데뷔 첫 완봉승을 거둔 직후 1군에서 빠졌고, 검진 결과 만성 골수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다행히 약물치료로 완치됐고 그는 이름을 김영민에서 김세현으로 개명하고 돌아왔다. 150㎞의 강속구를 자랑하는 그를 염경엽 감독은 마무리로 낙점했고 27일까지 1승5세이브 평균자책점 2.61로 세이브부문 1위에 올라 있다.

2015년 2월 대장암 2기 판정을 받은 원종현(29·NC)은 다른 선수들과 달리 아직 1군에 돌아오지 않았다. 겨우내 몸을 만들어 퓨처스리그에서 투구를 시작한 그는 6월 1군 무대로 돌아올 전망이다. 팬들은 사이드암으론 보기 드문 150㎞의 강속구를 던지는 그를 기다리고 있다. 

존 레스터
메이저리그에도 암을 이겨낸 선수들이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시카고 컵스의 좌완 에이스 존 레스터다. 보스턴에서 뛰던 시절인 2006년 레스터는 교통사고 뒤 허리통증을 느꼈고, 정밀진단 결과는 림프종(혈액암). 이후 4번의 항암치료를 받은 끝에 6개월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레스터는 2007년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이 우승을 거머쥔 4차전의 승리투수가 됐다. 2008년엔 노히트 노런까지 달성했고 2014시즌 종료 뒤 FA 자격을 얻어 6년 총액 1억5500만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인간 승리’의 표본이 됐다.

이처럼 많은 야구선수들이 힘든 투병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암(癌)조차 그들의 ‘암(arm·팔)’에 건 희망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도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이들의 투혼을 지켜보며 힘을 얻길 기원한다.

남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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