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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호 구명로비' 꼬리 무는 의혹 전방위 확산

입력 : 2016-04-29 19:05:16 수정 : 2016-04-30 00: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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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판사와 부적절한 만남서 / 경찰이 도박 혐의 무마 관측도 / 파문 일파만파… 검, 수사 확대
해외원정 도박 혐의로 구속기소된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대표의 ‘구명 로비’를 둘러싼 의혹이 법원·검찰·경찰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검찰은 정 대표와 친한 법조브로커 이모씨가 공기업 관계자 등을 접촉하며 금품을 뿌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29일 이씨가 “네이처리퍼블릭의 사업 확장을 위해 공무원과 공기업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겠다”며 정 대표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정황을 포착했다. 이는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출 확장 전략의 핵심이 지하철 역내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씨가 서울메트로 등 역내 매장 인·허가 과정에 영향력을 지닌 서울시 등 공무원과 공공기관 관계자들을 접촉한 정황을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은 이씨가 경찰 고위공무원을 접촉하며 인사청탁을 하겠다면서 금품을 챙겼다는 의혹을 눈여겨 보고 있다. 검찰은 이 부분을 이씨의 주요 혐의점 중 하나로 두고 내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도 이날 이씨와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것으로 드러난 L부장판사의 담당업무를 기존의 형사항소부 재판장에서 약식명령사건 전담 단독판사로 변경했다. 약식사건은 벌금형에 해당하는 비교적 경미한 사건을 뜻한다. L부장은 “나에 관한 의혹들이 제기된 상태에서 형사합의부 재판을 계속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스스로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L부장은 1심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된 정 대표의 항소심 사건이 자신의 재판부에 배당된 지난해 12월 29일 이씨와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정 대표의 ‘선처’에 관한 부탁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 다른 법원에 근무하는 K부장판사도 정 대표 측으로부터 구명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부장의 딸은 네이처리퍼블릭이 후원하는 미인대회에 출전해 입상했는데 이 과정에서 정 대표의 도움을 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때문에 정 대표 지인이 K부장과 만나 “힘을 써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시 K부장은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지 않아 직접 나설 처지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해 정 대표가 마카오에서 100억대 원정도박을 한 단서를 잡고 수사해 그를 구속기소했다. 그런데 1심에선 징역 3년을 구형한 검찰이 항소심에선 구형량을 2년6개월로 깎았다. 검찰은 정 대표가 보석을 신청하자 ‘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라’며 사실상 허가 의견을 냈다. 결국 정 대표는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로 1심보다 형량이 30% 이상 줄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정 대표 변호를 맡은 검사장 출신 H변호사의 전관예우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H변호사는 “검사에게 전화 한 통 한 적이 없고 구형량이 줄어든 것은 정 대표가 범행을 순순히 자백했기 때문”이라며 구명 로비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H변호사는 정 대표에게 석방을 조건으로 50억원의 선임료를 제안한 최모 변호사와 관련해 “(최 변호사가) 정 대표를 에워싸고 정상적인 변론을 하는 다른 사람들을 다 차단시킨 채 일을 진행하다가 이 지경이 됐다”고 말했다.

김태훈·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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