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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살균제’ 세퓨, 인터넷 보고 만들어

입력 : 2016-04-29 18:58:05 수정 : 2016-04-29 23: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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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조사 받은 전 대표 “안전성 검사 안 했다” 진술 / 직원 10명… 구멍가게 수준 /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검토
사망자 14명을 포함해 27명의 피해자를 낸 가습기 살균제 ‘세퓨’가 정확한 실험과 연구 없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정보를 활용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인정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29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에 따르면 검찰은 전날 소환된 세퓨 제조업체인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씨로부터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의 안전성 검사를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오씨는 인터넷 관련 사이트를 참조해 가습기 살균제 세퓨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당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10명 남짓의 사원들로 회사를 꾸렸다. 살균제 제조에 문외한이었던 그는 관련 인터넷 사이트와 옥시 제품 용기에 표기된 성분을 통해 세퓨의 주원료인 염화에톡시에틸구아니딘(PHG)과 제조 방법 등을 알게 됐다.

오씨가 사용한 PGH는 옥시 제품의 원료 성분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보다 독성이 4배나 높으면서도 PHMG와 달리 피부와 눈에 대한 자극은 거의 없다. 하지만 흡입 독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실험했다는 기록이 없다. 세퓨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판매됐고 총 27명의 피해자를 낳았다. 폐손상 사망 규모로만 보면 70명인 옥시와 16명인 롯데마트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자들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환경부는 이날 가습기 살균제 조사·판정위원회(공동위원장 홍수종·신동천) 회의를 열어 비염·기관지염 등 경증 피해와 폐 이외의 피해 가능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판정에 필요한 피해기준 등을 마련키로 했다. 위원회는 그간 피해자들의 인정 요구가 많았던 비염 등 경증 피해와 기관지·심혈관계 등 폐 이외 장기에 대한 피해 진단과 판정을 위해 과거 질환력과 현 질병을 조사하기로 했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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