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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소셜톡톡] 피해 여성과 비정규직만 오히려 '꽃뱀' 된다

입력 : 2016-05-03 18:00:00 수정 : 2016-05-03 19: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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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남성들은 직장내 성희롱에 대해 별다른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반면, 여성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남성은 성희롱이 직장 내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했으나, 여성은 회식장소라고 밝혔는데요. 성희롱에 대한 남녀의 인식차이가 여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 80%가량은 피해를 입었을 때 특별한 대처를 하지 않은 채 참고 넘어 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명 중 1명은 피해자임에도 결국 회사를 퇴사했는데요. 특히 여성과 비정규직이 성희롱에 취약하다는 것도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남성보다 여성,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성희롱 피해 경험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은 주로 회식장소와 직장 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기관이 민간사업체 보다 성희롱 예방교육을 잘 실시하고, 성희롱 구제 전담부서 등을 제도적으로 잘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최근 지난해 4월 14일부터 12월 22일까지 전국 공공기관 400곳과 민간사업체 12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5 성희롱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에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아우르는 성희롱 관련 통계 조사를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에 근무하는 동안 한번이라도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의 6.4%였다. △남성(1.8%)보다 여성(9.6%) △관리직(4.6%)보다 일반직원(6.9%) △정규직(6.2%)보다 비정규직(8.4%)이 성희롱 피해 경험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희롱 피해를 입은 응답자 500명을 대상으로 가해자의 직급을 조사한 결과 상급자(39.8%)가 가장 많았으며, 가해자는 대부분 남성(88.0%)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49.6%가 우리사회에서 성희롱이 심각하다고 응답한 반면 자신의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해서는 3.2% 만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성희롱은 언론 등을 통해 자주 접하는 반면, 직장 내 성희롱은 상대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성희롱 피해 내용은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3.9%) △음담패설 및 성적 농담'(3.0%) △회식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행위(2.5%)등의 순이었다. 성희롱 피해자의 78.4%(392명)는 '참고 넘어갔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48.7%는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중 남성 응답자 비율이 72.1%로 여성(45.5%)에 비해 높았다. 상당수 남성은 성희롱 피해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은 결과에 누리꾼들은 성희롱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어야 하는 현실에 크게 분노했다.

A씨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여자든 남자든 직장내 성희롱은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B씨는 "보통 성희롱 가해자들이 ‘갑(甲)’이라 그렇다. 높은 위치에 있는 포식자, 기관과 협력해서 신고해도 결국 한 통 속"이라며 "피해자만 약골이고 꽃뱀된다. 나도 비록 남자지만 이런 것을 한 두 번 겪은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C씨는 "허벅지를 만지면 그 자리에서 손바닥으로 뺨을 때리고, 성희롱 발언을 하면 반드시 회사 사람들이 듣는 자리에서 이러이러한 말들은 부당하다고 크게 말해야 한다"며 "따지라는 게 아니라 피해자는 잘못이 없고 가해자가 잘못했다는 것을 정확하게 짚어내야 한다. 성희롱 가해자들은 오히려 사람들 앞에서 창피한 것을 못 견딘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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