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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대통령 영부인도 역외 조세회피처 연루

입력 : 2016-05-03 11:25:49 수정 : 2016-05-03 11: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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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대통령 영부인 도리트 무사이프가 역외 회사와 영국 밖 지역에서 등록한 신탁 재산에 연루된 사실이 HSBC 파일을 통해 드러났다. 사상 최대 규모의 조세회피처 자료로 일컬어지는 ‘파나마페이퍼스’를 폭로한 국제탐사보도협회(ICIJ)에 따르면, 파나마 최대의 로펌인 모색 폰세카가 수백개의 외국 은행 고객들을 대신해 설립해준 1만5600개의 유령 회사 가운데 2300여개에 HSBC은행과 그 자회사들이 관여돼 있다.

2일(현지시간) 가디언은 아이슬란드 대통령이 파나마페이퍼스 여파로 이번 주 정치적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영부인이 역외 조세회피처에서 상당한 재산을 예치했다는 문서가 유출됐기 때문이다.

20년 간 집권한 올라푸르 라그나르 그림손 대통령(72)은 지난달 5번째 임기를 마치고 재선거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선언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아이슬란드 총리가 사임하는 계기가 됐던 파나마페이퍼스 스캔들로 촉발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림손 대통령은 “안정성과 경험에 대한 (국민들의)강한 요구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대변인은 그림손 대통령이 부인의 재정 문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시그뮌 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가 전격 사임했다. 파나마 페이퍼에 따르면 귄뢰이그손 총리와 그의 부인은 2007년 파나마 로펌의 도움을 받아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윈트리스’라는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총리는 윈트리스의 지분 50%를 재산공개일 직전인 지난 2009년 12월31일 아내에게 단돈 1달러에 넘겼다. 문제는 윈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이 이뤄지기 전 파산한 은행들이 발행한 채권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총리가 채권 보유 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구제금융 채권단과 협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센 비난이 일었으며 시위가 잇따랐다. 결국 귄뢰이그손 총리는 사퇴했다.

파나마 페이퍼스의 폭로를 “위대한 공익서비스이며, 정치인들을 위한 중요한 경종”이라고 밝힌 그림손 대통령은 2주 뒤 본인이나 아내가 보유한 역외 재산에 관한 비슷한 폭로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나 스위스 제네바에 소재한 HSBC 개인은행에서 일부 유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무사이프가 역외 기업과 연계돼 있으며 영국 밖 지역에 신탁재산이 등록돼 있다.

유출 파일에 따르면 영부인 무사이프는 버진아일랜드에 ‘제이윅 부동산 주식회사’라고 불리는 회사를 공동소유한 무사이프 일가 3명 중 1명으로 등재돼 있다.

게다가 무사이프는 모친 알리사(86)가 사망했을 때 역외 재산 일부를 추가로 상속받으려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무사이프 가족은 런던에서 부유층이 몰려 있는 메이페어의 뉴본드 스트리트에서 보석상을 운영한 것으로 유명하다. 수 세대에 걸쳐 사업을 해온 이들은 세계 최대 보석상들에 속해 있다.

선데이 타임스의 연례 부자 목록에 따르면, 알리사 무사이프와 가족은 2억 파운드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가 무사이프 샤론 트러스트, 제이윅 혹은 가족의 역외 기업 주식에 관련돼 있는지 묻자 변호사는 답변을 거절했다.

무사이프 변호사 측은 또한 영부인과 그림손 대통령이 각각 따로 사업을 하고 있다며, 때문에 각자 서로의 재정 문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역외기업 이해 관계에 대해서는 대통령 대변인은 “그림손 대통령이 아는 것이 없고 들은 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대통령은 보유한 것도 없고 부인이나 무사이프 일가의 재무에 관한 정보를 어느 때나 가지고 있지 못하다”고 전했다.

다음달 아이슬란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그림손 대통령은 복잡한 역외 기업을 이용하는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는 도덕적 혐오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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