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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블로그] 내 뜻대로 안되는 정치… 팔자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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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05 18:06:36 수정 : 2016-05-05 1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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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조 지역편중 논리 밀려 막판 배제/조윤선은 서초갑 경선 고배
비박 나경원, 친박 견제에 원내대표 뜻 못이루고 쓴잔
새누리당 김성조 전 의원(현 한국체육대 총장)은 2014년 6월9일 청와대 고위관계자 전화를 받고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고위관계자가 사임한 박준우 청와대 정무수석 후임으로 김 전 의원이 내정됐다고 통보하며 “금요일(13일)부터 청와대에 출근하라”는 말도 곁들였기 때문이다.

김 전 의원은 3선 경험을 살려 당청,여야 간 소통을 원활히 하는 방안을 구상하는 등 정무수석 내정자로서 ‘밑그림’을 그려보았다. 그는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시는데 의관을 단정히 하는 게 도리라고 여겨 다음날 백화점에 가서 양복 한벌도 샀다. 그런데 인사 발표를 앞두고 그 고위관계자는 김 전 의원에게 청와대 수석비서관에 TK(대구 경북) 출신이 많아 부득이 막판에 빠졌다며 양해를 구했다. 앞서 6일 발표한 윤두현 홍보수석에 이어 김영한 민정수석, 안종범 경제수석과 함께 김 전 의원을 정무수석으로 임명하면 특정지역 편중인사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어 불가피하게 배제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었다. 그로서는 눈물을 머금고 청와대 뜻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청와대는 김 전 의원 대타로 정무수석을 급히 물색했다.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이 후보로 거론됐고, 정무수석 자리는 결국 조 장관에게 돌아갔다. 나 전 의원은 한달 후 실시된 7·30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 당선돼 화려하게 국회에 복귀했다. 새누리당은 ‘험지’인 동작을에 나설 마땅한 인물이 없어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게 출마를 권유했지만 고사해, 나 전 의원을 내보낸 것이다.

조 전 수석은 지난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 경선에서 비박(비박근혜)계 이혜훈 후보에게 져 출마하지 못했다. 그러나 용산지역 공천에 탈락한 진영 의원이 탈당해 더민주 간판으로 출마하자, 여권은 진 의원의 대항마로 조 전 수석 출마를 추진했으나 그는 ‘서초의 딸’로 남겼다며 사양했다.

지난 3일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든 비박의 나 의원은 여권 핵심부의 견제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적이 있는 그가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자기정치’를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 의원은 5일 통화에서 “당이 변화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서청원 전 최고위원이 대구 수성을 공천에 탈락한 주호영 의원에 대해 “팔자소관”이라고 말했듯이 팔자라고 생각해야 마음이 편해질까.

황용호 선임기자 drag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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