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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깃든 건강밥상 종부의 정성 그대로

입력 : 2016-05-19 21:08:04 수정 : 2016-05-19 21: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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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농가맛집 '서지가뜰' 강추
휴일에 강원도 강릉시 경포동으로 떠났다. 차가 밀리지 않아 서울에서 2시간 조금 넘게 달려 도착했다. 진녹색을 띤 소나무가 붉은빛의 불기둥을 널씬하게 내보이며 강릉의 첫 관문 자존심을 지키고 있었다. 그 옆에 어김없이 우뚝 선 대나무 잎 스치는 소리는 마음을 설레게 했다. 강릉에 있는 지인 안내로 이곳의 유명한 옛 종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서지가뜰’(사진)을 찾았다.

농로를 지나니 300년쯤 돼 보이는 초가 한 채와 기와집 한 채가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옛 창녕 조씨 집성촌이었던 이곳은 현재 차종손이 그 자리를 꿋꿋이 지키며 정부가 지정한 농가 맛집 1호이자 강릉의 대표 맛집 중 하나로 운영해 오고 있다.

서지가뜰 입구에 ‘강릉 조옥현 가옥’이라는 안내문이 하나 서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강원도 문화재자료 제62호로, 1820년경 현 소유주의 7대조 때 건립되었으며 ‘진사댁’으로 불린다. 전면 5칸, 측면 2칸의 팔작기와지붕으로 안채는 부엌, 오른쪽은 뒷방, 도장방, 뒷상방으로 구성돼 있다. 사랑채는 ‘ㄷ’자형으로 ‘ㅣ’자형의 안채와 연결돼 전형적인 ‘ㅁ’자 배치의 가옥구조의 특징을 보여주며 주변의 소담스러운 골짜기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종택을 포근히 안고 있다.

서지가뜰의 메뉴 또한 멋스러움을 비켜갈 수 없었다. 농가 맛집의 풍미를 더하듯 논에 처음 들어가는 날부터 모 심는 날 먹는 ‘못밥’, 모 심은 후 이 집 저 집 모여든 음식으로 ‘마을 어른 상’, ‘선군 상’, ‘질꾼 상’ 순서로 음식이 차려진다. 모심기 내내 품앗이 품삯을 계산하는 풍습이 담긴 밥상을 ‘질상’이라고 하는데 서지가뜰의 대표음식메뉴다. 더불어 ‘손님 상’, ‘새 사돈 만나는 날 상’, ‘사위 헛 생일상’, ‘서지 큰 상’ 등의 재미난 이름의 밥상이름이 붙어져 풍미를 더한다.

서지가뜰의 안주인이 손수 지은 ‘씨종지 떡’, ‘메밀 전’, ‘싱싱한 나물무침’ 등 한 상 차림 음식에서 자연의 맛 그대로 종부의 정성이 느껴졌다. 아름다운 세시풍습이 많은 고을 강릉에서 농심의 순수한 지혜를 엿보게 하고 순수자연의 맛으로 마음 가득 여유를 싣게 하는 서지가뜰 종부의 마음 그대로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한 소중함이 느껴졌다.

강릉=송현숙 리포터 heains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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