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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게 생겨서'…경찰, 도둑으로 몰렸던 두 소녀에게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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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24 11:19:36 수정 : 2016-05-24 13: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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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외모로 억울하게 화장품 도둑으로 몰렸던 잉글랜드의 두 소녀와 관련해 CCTV를 섣불리 공개한 경찰이 최근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앞선 4월,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주의 한 쇼핑몰에 들렀던 몰리(13)와 프란체스카(13)는 자기들이 화장품 도둑으로 몰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도둑으로 몰렸다는 사실을 주변인들에게 들었다. 경찰이 “화장품을 훔쳐 달아난 도둑을 찾고 있다”며 CCTV 화면을 포스터에 게재했는데, 영상 속 두 여성이 이들과 닮았다. 당연히 친구들은 이들에게 “정말 그랬냐”고 물을 수밖에 없었다.

영문을 몰랐던 두 사람은 수배지를 보고 놀랐다. 하지만 이들은 물건을 훔치지 않았다. 용의자와 비슷한 외모, 공교롭게도 사건이 발생한 시각 쇼핑몰에 들렀던 점 등이 두 사람을 도둑으로 몰고 간 원인이었다.



프란체스카는 울었다. 그의 언니는 “동생이 울면서 집에 들어왔다”며 “친구들에게 ‘네가 도둑이냐’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경찰 포스터를 본 순간 ‘진짜 똑같잖아’라는 생각을 했다”며 “동생이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얼른 무시해버렸다”고 덧붙였다.

상황은 나빠졌다. 프란체스카가 입을 다물수록 주변인들의 의심은 짙어졌다. “직접 나서서 아니라고 하라”며 언니가 말했지만, 위축된 프란체스카는 결백을 주장할 힘이 없었다. 당당하게 고개를 드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몰리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프란체스카와 차이가 있다면 직접 경찰에 포스터를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이었다.

몰리는 “‘이게 너야?’라는 연락을 수없이 받았다”며 “아무 죄가 없었기 때문에 포스터를 내려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두 사람이 본 경찰 포스터에는 “4월4일, 460파운드(약 79만원) 상당의 화장품을 훔쳐 달아난 범인을 찾습니다”라며 “누구라도 이들을 안다면 즉시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다행히 몰리와 프란체스카에게 죄가 없다는 것이 경찰의 최근 재조사 결과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불미스러운 일을 겪게 해 죄송하다”며 “수사 과정에서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언제든 교정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몰리와 프란체스카에게는 죄가 없다”며 “그들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 내부에서도 섣부른 CCTV 공개가 불러온 결과에 대해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화장품을 훔쳐 달아난 진짜 범인이 잡혔는지 알려진 내용은 없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텔레그래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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