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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 수상 한강 "그냥 예전처럼 살면서 글쓰는 작업하고 싶다"

입력 : 2016-05-24 13:43:20 수정 : 2016-05-24 14: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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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문학상인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수상후 처음 기자들과 만났다.

24일 오전 11시5분쯤 홍대 입구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진 한강은 "사실 영국에는 출판사 편집자와 신작('흰') 출간을 상의하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며 "수상을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상을 받고 나서 여러분이 많이 기뻐해 주시고, 고맙다고 해주신 분들도 계셔서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를 헤아려 보려고 많이 생각을 하게 되는 1주일이 지나갔다"고 했다.

한강은 수상 당시 "시차 때문에 거의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졸린 상태였다. 별로 현실감 없는 상태로 상을 받은 것 같고 다행히 발표 나기 직전에 커피 한 잔을 마셔서 무사히 그날을 마무리했다"고 했다.

한강은 "당시 제 마음이 담담했던 가장 큰 이유는 책을 쓴 지 오래돼서 그런 것 같다"며 "11년 전 소설이라 그렇게 많은 시간을 건너서 이렇게 먼 곳에서 상을 준다는 게 좋은 의미로 이상하게 느껴졌달까, 그 당시 기쁘다기보다는 '아, 참 이상하다' 이런 정도였다"고 담담하게 느꼈던 이유를 설명했다.

수상 이후 달라진 점에 대해 한강은 "잘 모르겠다. 여기 올 때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바라건대 아무 일 없이 예전처럼 잘 살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가 끝나면 얼른 돌아가서 지금 쓰는 작업을 하고 싶다"며 "뭔가 드릴 말씀은 다 드린 것 같고, 더 드릴 말씀은 지금까지 그래 온 것처럼 글을 써가면서 책의 형태로 여러분께 드리고 싶다. 최대한 빨리 제 방에 숨어서 글을 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작가다운 말을 했다.

수상 이후 책을 사보는 독자들에게 한강은 "이 소설('채식주의자')이 좀 불편할 수 있는 작품이라서 이 소설을 질문으로 읽어주셨으면 한다. 11년 전 던진 질문으로부터 저는 계속 나아갔고 지금도 계속 나아가고 있다는 말씀을 새 독자들에게 꼭 드리고 싶다"고 했다.

또 "희망하는 점이 있다면 그 소설만 읽으시지 말고 제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동료 선후배 작가들이 많은데 조용히 묵묵하게 방에서 자신의 글을 쓰시는 분들의 훌륭한 작품도 읽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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