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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무직'으론 이제 사랑도 결혼도 못한다

입력 : 2016-05-26 05:00:00 수정 : 2016-05-26 14: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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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 상태이거나 대학원생 등의 신분으로 결혼을 하는 여성들의 비중이 10년 사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경제적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맞벌이기 필수가 됐기 때문인데요. 부부가 함께 돈을 벌지 않을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 제대로 된 곳에 취업한 뒤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바꿔 말하면 직업이 없는 여성은 혼인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성들의 초혼 연령이 높아지는 것도 무직 혼인 여성의 감소와 관련 있다는 분석입니다.

#. 직장인 김모(32·여)씨는 몇년간 미뤄왔던 결혼식을 오는 9월 치르기로 했다. 김씨는 남자친구와 3년 전 만나 결혼을 전제로 진지하게 교제했지만, 그때 당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공기업 시험을 준비하느라 양가에 결혼 얘기를 일체 하지 못했다. 그는 "작년 말 한 정부산하기관에 정규직으로 합격한 뒤 마음 편히 결혼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별다른 직업이 없거나 학생 신분으로 결혼하는 여성의 비중이 10년새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팍팍한 살림 때문에 맞벌이를 해야만 하는 분위기가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벼워진 주머니, '맞벌이는 필수'라는 분위기 확산

26일 통계청의 지난해 직업별 혼인건수를 보면 무직·가사·학생(이하 무직) 신분으로 결혼한 여성은 10만2915명으로, 전년(10만7966명)보다 4.7% 감소했다.

무직 신분으로 결혼하는 여성은 2011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혼인 건수 자체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무직 신분 여성의 혼인 감소 속도는 더욱 빠른 추세다.

2011년 14만451명이었던 무직 신분 결혼 여성은 △그해 4.3% △2012년 8.6% △2013년 6.3% △2014년에는 무려 1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혼인건수를 보면 2011년엔 전년대비 0.9% 증가했다.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긴 했지만 △2012년 0.6% △2013년 1.3% △2014년 5.4% 줄어드는 데 그쳤다.

◆전체 혼인에서 무직 여성 비중 ↓

작년에도 무직 여성 혼인은 4.7% 줄어든 반면, 혼인 건수는 그보다 적은 0.9% 감소하는 데 머물렀다.

전체 혼인 건수보다 무직 여성 혼인이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전체 혼인에서 무직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도 뚝 떨어졌다.

2011년 무직 여성의 혼인 건수는 전체의 42.7%를 차지했지만, 매해 줄어 지난해에는 전체 혼인(30만2828건) 가운데 34.0%를 차지했다.

2005년에는 전체 여성 중 절반이 넘는 54.0%가 무직 신분인 채로 결혼했다. 지난해 무직 여성의 비중을 10년 전과 비교하면 20%P 낮다.

◆여성 초혼 연령, 자연스레 높아져

통계청은 맞벌이를 선호하다 보니 직장이 있는 상태에서 결혼하는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초혼 연령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여성 고용률(15∼64세 기준)은 55.7%로 2005년(52.5%)보다 3.2%P 상승했다. 특히 혼인 주연령층이라고 볼 수 있는 20대 후반의 고용률은 63.0%에서 68.6%로, 30대 초반의 경우 48.6%에서 59.8%로 상승했다.

반면 가사와 육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인 전업주부는 지난해 708만5000명으로 최초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초혼 연령은 2005년 27.7세에서 작년 30.0세로 늦춰졌다. 학업 중이거나 학업을 마치고 바로 결혼하는 여성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무직 남성 결혼도 지속적인 감소세

여성만큼은 아니지만 무직 남성의 결혼도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무직 상태에서 결혼한 남성은 1만4219명으로, 1년 전보다 3.9% 감소했다.

전체 혼인 건수 대비 무직 상태 남성의 결혼 비중은 2009년 7.1%로 정점을 찍은 뒤 작년에는 4.7%까지 떨어졌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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