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소담한 선비정신 담은 전통 목공가구의 매력

입력 : 2016-05-26 21:54:15 수정 : 2016-05-26 21:54:15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대박물관 ‘목木·공工’전 개최
1m 조금 넘는 키에 폭도 좁은 소담한 모습을 한 4층 책탁자(사진), 문짝에는 예서체로 시를 가득 음각해 두었다.

“…산 그림자 집 안에 드리우고/꽃이슬 벼루 위에 떨어지니/크구나 조화(造化)의 공(功)이여…”

책탁자의 주인이 바랐을 문자의 기운이 짙다. 조선시대 선비가 머물던 사랑방에 주로 배치되었던 탁자는 책 혹은 문방용품을 수장하는 용도로 쓰였다. 상류층과 왕실에서는 흑칠과 주칠을 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자연의 나뭇결을 살리고 광택을 없애 장식을 자제했다. 단아함과 절제미를 갖춘 탁자는 선비정신의 표상이었다.

이화여대박물관이 창립 130주년을 기념해 올해 말까지 개최하는 ‘목木·공工’ 특별전에 나온 전시품이다. 전시회에는 조선시대부터 근대까지 실제 생활에 사용했던 우리나라의 가구, 소품 100여점이 출품됐다. 사랑방의 탁자와 서안, 문방소품에다 여인들의 공간인 내실에서 사용했던 장롱이나 문갑, 주방에서 쓰였던 소반, 찬장 등이 관람객들과 만난다.

탁자와 서안을 소개한 1실을 지나면 작은 물품을 보관하거나 이동하는 데 사용된 다양한 목공 소품들을 선보이는 2실을 만난다. 19세기의 죽제 필통은 5개의 대통을 붙여 만들었다. 중앙의 대통에는 ‘수구여병’(守口如甁·말하기를 조심하라)을 새겼고, 나머지 4개의 대통에는 매화, 국화 등을 장식했다.

여성들이 사용한 가구는 남성의 그것에 비해 좀 더 화려하다. ‘화각 사층장’은 소의 뿔을 얇게 펴서 그 위에 채색 그림을 표현한 장식을 했다. 각 층에 운룡문, 쌍희자(雙喜字), 복자(福字) 등을 좌우대칭으로 배치했다. 길상과 부귀를 염원한 것이다.

소반은 남녀노소, 신분에 따라 식사를 구분하고 1인상을 받았던 조선시대에 본격적으로 발달했다. 일상용 소반은 들고 옮기기에 알맞도록 어깨너비의 지름에, 앉았을 때 가슴을 넘지 않는 높이로 제작됐다. ‘흑칠 풍혈반’은 단단하고 변형이 적은 소나무로 만들었다.

강구열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