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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GDP에 근접해가는 가계부채…해마다 비율 상승

입력 : 2016-05-26 20:45:48 수정 : 2016-05-26 20: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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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GDP 대비 85% 넘어…증가속도 가파른 게 더 문제
은행 여신심사 강화로 비은행 대출 늘어…부채 질 악화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 자료=한국은행,자체 추계

올해 1분기 가계부채가 약 1224조원을 기록하면서 우리나라의 1년 국내총생산(GDP)에 버금가는 규모가 됐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85%에 넘어서 현재의 추세로 가다간 몇 년 안가서 GDP를 추월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6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203억1000억원이다. 지난해 한국의 실질 GDP가 약 1430조원인 점을 감안할 때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4.13%다.

이는 신흥국인 태국(69.7%), 말레이시아(69.7%), 남아프리카공화국(37.2%)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이 비율은 올 들어 또다시 높아졌다. 이날 한은이 발표한 ‘2016년 1분기 가계신용’ 자료를 보면 지난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223조7000억원으로, 전분기말(1203조1000억원)보다 20조6000억원(1.7%)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는 125조4000억원, 11.4%나 뛰면서 1분기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이 직전 분기 대비 0.4% 성장했음을 고려하면 1분기말 현재 GDP는 1436조원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1분기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5.23%로 3개월 사이에 1.1%포인트 상승하며 90%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계부채 규모 자체도 문제지만, 양보다 더 큰 문제는 증가속도”라며 “한해 GDP와 거의 같은 규모로까지 불어난 가계부채는 우리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성장에 빠진 경제성장률을 지나치게 앞서는 가계부채 증가율은 가계가 지갑을 닫게 되는 이유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최근 3년 사이에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무섭다.

2012년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963조8000억원으로, 2013년 이후 259조9000억원 급증하면서 3년3개월 만에 26.97%나 불어났다. 전체 가계부채의 4분의 1 이상이 최근 3년동안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취약계층 가계부채, 풍선효과 위험 커지고 있다. 자료=LG경제연구원

가계부채의 질도 나빠지고 있다.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이 올해 2월부터 수도권을 시작으로 시행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됐다. 이 때문에 가계대출이 예금은행보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늘고 있다.

1분기 가계부채 증가분 20조6000억원에서 예금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조6000억원으로 27.2%에 불과하다. 나머지 15조원이 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록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 이하 비은행권에서 빌린 돈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은행 담보대출도 소득증빙 등 대출심사가 강화되다보니 신용등급이 낮은 채무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옮긴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향후 가계부채가 부실화된다면 최근 수년간 부채가 빠르게 늘어난 데다 부채원리금 상환부담이 높아지면서 부채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청년층 및 노년층, 저소득층, 자영업자 및 무직자, 무주택자 등 취약계층에서 먼저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취약계층 가계부채 부실화가 현실화될 경우 소비위축, 신용유의자 증가 등 우리경제에 미칠 파장은 커질 수 있다”면서 “비은행권 가계대출의 규모는 은행권에 비해 적지만 서민을 상대로 한 금융기관들이 많아 부실화 할 경우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염려했다.

조 연구위원은 “취약계층의 부채상환능력 변화 모니터링을 강화해 이들이 한계상황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세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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