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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감해진 오바마, 한·중·일 사이에서 줄타기

입력 : 2016-05-26 19:05:15 수정 : 2016-05-26 21: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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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전쟁범죄로 고통당한 한·중, 오바마 행보에 경계의 눈초리” 지적 / 중 남중국해서 영유권 강화 조치에 미, 중보다는 일 더 중시하는 경향 / 중 “일, 피해자인 것처럼 행세”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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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 방문을 놓고 한국, 일본,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저지른 2차 세계 대전의 전쟁 범죄로 고통을 당한 한국, 중국 등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군의 원폭 투하를 사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그가 히로시마를 방문하는 행위 자체가 ‘사과 방문’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 인정하라” 26일 서울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오바마 미 대통령 히로시마 방문 즈음 한국인 원폭 피해자와 시민사회단체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회원 등 관계자들이 한국 원폭 피해자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인정과 진상조사, 배상을 촉구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재선 대통령으로 더 이상 선거를 치를 일이 없는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과감하게 대처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히로시마 방문을 자신이 제시한 ‘핵 없는 세상’의 비전을 강조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한국은 그런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를 불편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NYT가 지적했다. 미국의 원폭 투하로 인한 한국인 희생자가 4만∼5만명에 이른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인 다음으로 한국인이 가장 큰 참화를 당했다. 미군의 원폭 투하로 일제 지배에서 해방된 한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이 원폭 투하 사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방문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군국주의 과거사를 외면하고,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역할을 확대하는 ‘정상 국가’ 비전을 추구하는 것을 미국이 추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국과 중국은 오바마의 히로시마 방문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백악관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유권 강화 조치로 미·중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오바마 비판에는 갈수록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NYT가 지적했다. 오바마 정부는 집권 초기 일본보다 중국을 더 중시했으나 임기 말에 이르러서는 일본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이런 기조 변화에 맞춰 미·일 동맹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일본이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에 대해 “우리는 일본 군국주의가 일으킨 전쟁이 아시아 인민들에게 엄청난 재난을 가져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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