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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핵심특허 압도… 화웨이 3.3배

입력 : 2016-05-26 20:07:43 수정 : 2016-05-26 20: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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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전력 비교해보니 한수 아래로 내려봤던 중국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향해 특허전쟁의 포문을 열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IT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삼성전자는 각종 기술 표준 제정에 참여해온 선두 기업. ‘게임의 법칙’을 만드는 이를 상대로 먼저 특허 침해소송을 제기하는 건 더 강한 역공을 받을 수 있어 위험도가 크다. 그런데도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선공하면서 중국 제1 통신기기·시스템 기업의 특허 경쟁력과 연구개발(R&D) 능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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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글로벌기업의 특허·R&D경쟁력 비교 평가로 정평난 톰슨 로이터와 EU R&D스코어보드 최근 자료를 분석하면 화웨이는 최근 수년 동안 양적으로는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혁신역량을 쌓았으나 질적인 측면에선 한참 뒤처진다.

톰슨 로이터는 매년 글로벌 기업 혁신 특허 출원 활동 등을 분석해 그 결과를 공개하는 데 올해 통신분야에선 삼성전자가 4132건으로 1위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3496건으로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국제특허(PCT)에선 화웨이가 삼성전자를 제쳤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3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PCT를 지난해 3898건 출원해 퀄컴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683건으로 4위를 기록했다. 언뜻 보면 화웨이가 삼성전자와 동등하거나 앞지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세계 주요 특허등록기관에는 우리나라를 포함, 미·EU·일본·중국 5대 특허청과 PCT를 접수받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있다. ‘특허=기술 공개’이기에 글로벌 기업은 진짜 핵심기술은 특허를 내지 않는 경우도 많다. 설령 특허를 출원하더라도 그 성격과 경쟁상대, 시장 규모 등을 감안해 출원기관을 결정한다. 특허전쟁에선 결국 이 같은 ‘특허 포트폴리오’가 질적 우위를 결정한다.

이 특허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의 우위는 ‘패밀리특허(patent families)’비교에서 드러난다. 패밀리특허란 가족처럼 서로 관련 있는 일련의 특허묶음이다. 특정 기술을 쪼개 여러 개의 특허로 보호하거나 하나의 특허를 서로 다른 나라에 특허 출원한 경우 1개의 패밀리특허로 분류되기에 진짜 특허 실력을 알아볼 수 있다. WIPO 최근 통계(2003∼2012)에 따르면 패밀리특허 수에서 삼성전자는 총 9만5852건으로 11만건인 파나소닉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총 2만8726건으로 21위다.

다중국가 출원 특허 비중도 포트폴리오의 질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1개국에만 낸 특허가 45.8%이나 화웨이는 그 비중이 무려 80.3%에 달한다. 화웨이 특허 대다수가 자국 특허란 얘기다. 4개국 이상에서 출원된 최고급 특허 비중이 삼성전자는 16.4%지만, 화웨이는 4.4%에 불과하다.

이처럼 삼성전자에 특허자산이 뒤처지는 화웨이가 선공에 나선 것은 세계시장에 자사 기술력에 대한 인상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 윌리엄 플러머 화웨이 대외업무 부사장이 소송 배경을 두고 미 언론에 “미국에선 화웨이에 대해 ‘다국적기업이지만 본사는 혁신이 일어날 수 없는 중국에 있다’는 우스꽝스러운 선입견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를 우회적으로 설명한다. 중국 내에선 “중국기업이 항상 피고석에 서다 원고가 됐다. 중국의 높아진 기술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며 화웨이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삼성전자로서는 빨리 마무리짓는 게 나은 성가신 싸움일 따름이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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