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제인 전 대표에게 한국에 들어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요청했으나 제인 전 대표측은 이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제인 전 대표측은 '업무상 시간을 내기 힘들며 옥시에 대한 한국민의 감정이 크게 악화돼 있어 신변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라는 점을 불응 이유로 내걸었다.
또 '증거인멸 지시' 의혹에 대해 '전부 소명할 수 있고 잘못한 게 없다'고 했다.
제인 전 대표는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존 리(48·미국) 전 대표에 이어 2010년 5월부터 2년간 옥시의 경영을 책임졌다. 그는 옥시 증거은폐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옥시가 주식회사에서 유한회사로 법인 형태를 바꾸고 서울대·호서대 등에 의뢰한 보고서 중 불리한 것을 은폐·조작하는 등 책임 회피로 의심되는 시도가 이뤄진 시점도 그가 대표로 있던 때다.
검찰은 제인 전 대표가 서울대 조모(57·구속) 교수 등에게 유해성 실험 결과를 유리하게 만들어달라는 청탁과 함께 뒷돈을 건넨 주체로 보고 있다.
검찰은 현재 옥시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아시아태평양본부(싱가포르 소재) 본부장으로 있는 제인 전 대표에 대해 이메일 등을 통해 서면조사를 진행하면서 출석을 재차 요구할 방침이다.
끝내 출석을 거부하면 현재 거주하는 싱가포르와의 형사사법 공조를 통한 범죄인 인도를 추진하기로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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