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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끼고 살지 않겠다” 달라진 부모들

입력 : 2016-05-27 19:38:09 수정 : 2016-05-28 01: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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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영업을 하고 있는 한영란(48·여)씨는 올해 3월 딸이 대학에 들어가자 매달 주던 용돈을 끊었다. ‘성인이 됐으니 자신이 쓸 돈은 스스로 벌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한씨의 말을 들은 딸은 처음에는 불만을 가졌지만 현재는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용돈을 벌고 있다.

한씨는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만 내 책임이고 그 이후는 자신의 인생이라고 생각했다”며 “예전처럼 결혼할 때까지 ‘끼고 사는’ 문화도 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취업해서 독립을 하겠다고 해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인 자녀를 ‘결혼할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부양관이 과거에 비해 독립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가족형태 다변화에 따른 부양체계 변화전망과 공사간 부양분담 방안(2015)’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시민 20∼64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자녀가 결혼할 때까지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이 2003년 32.1%에서 2012년 20.4%로 줄었다. ‘자녀가 필요로 하면 계속 돌봐야 한다’는 비율도 같은 기간 6.3%에서 4.6%로 감소했다. 반면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돌보면 된다’는 비율은 2003년 40.2%에서 2006년 46.3%, 2009년 49.6%, 2012년 49.6% 등으로 증가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돌보면 된다는 응답도 2003년 8.3%에서 2012년 8.9%로 소폭 늘어 9년 사이에 성인 자녀에 대한 부양 책임 인식이 옅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8~9월 실시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전국 20~6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취업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 ‘결혼비용 지원(집 마련 제외)’, ‘신혼집 마련’, ‘손자 양육지원’에 대해 느끼는 책임감을 5점 만점의 점수로 매기도록 했다. 점수가 낮을수록 부모책임이 낮은 것이고 높을수록 부모책임이 강한 셈이다.

조사결과 평균 점수는 △취업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 2.94점 △결혼비용 지원 2.6점 △신혼집 마련 2.59점 △손자 양육지원 2.22점으로 모두 3점 이하였다. ‘취업할 때까지 경제적 지원을 하겠다’란 질문에 대한 점수는 △60대 3.19점 △50대 3.21점 △40대 2.95점 △30대 2.68점 △20대 2.79점으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점수도 낮았다. 젊은 세대들이 더 성인 자녀에 대한 책임의식이 낮은 것이다.

하지만 비경제적 지원은 계속해서 제공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고민상담 등 ‘정서적 지원’과 간병·병원 동행 등 ‘신체·도구 지원’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언제까지나 제공하겠다’란 비율이 각각 54.6%, 54.3%로 가장 높았다. 다만 청소·식사준비·세탁 등 ‘일상생활 지원’은 ‘고등학교 졸업까지’ 지원한다는 응답이 50.0%로 가장 많았고, ‘대학교 졸업’ 20.4%, ‘취업’ 12.5% 등이었다.

보고서는 “성인 자녀 부양에 대해 부모 책임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성인 자녀의 부모 의존 관습이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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