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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의 일본은 지금] 할머니에게 편지 전하는 '고양이 집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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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29 11:16:33 수정 : 2016-05-29 15:5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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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편지 쓴 날이면 할머니의 가족을 찾아가 소식을 전하는 고양이가 언론에 소개됐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고양이 집배원 챠이챠를 동행 취재하며 할머니에겐 둘도 없는 고마운 존재라고 소개했다.

구마모토를 덮친 강진으로 길이 끊기고 교통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다카키 나미에(107) 할머니는 딸과의 안부를 주고받으며 연락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할머니에게는 비가 오는 날에도 눈이 오는 날에도 매일 찾아와 할머니의 안부를 살피며 적적함을 달래주는 챠이챠가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고양이의 인연은 2년 반 전 시작된다.
고양이 주인 다카히로(56)씨는 낮에 밖으로 놀러 가 저녁쯤에야 돌아오는 챠이챠의 하루가 궁금했고, 몰래 따라가 보니 할머니와 할머니의 딸인 다카키 케이코(76)씨를 찾아가 놀며 귀여움을 받는 것을 보게 됐다.

이런 보습을 본 그는 할머니와 케이코씨가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챠이챠에게 목걸이를 걸어줬고, 그렇게 챠이챠는 지난 2년 반 동안 800통에 이르는 편지를 배달하며 집배원역을 톡톡히 해냈다.

할머니는 “챠이챠 덕에 지진에도 딸과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며 “챠이챠가 없었다면 딸이 걱정돼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고마워”라고 말하며 챠이챠를 안아 주었다.
할머니는 구마모토를 덮친 강진에도 딸과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고양이는 편지를 보여주면 얌전히 앉아 배달을 준비한다.
고양이가 배달한 편지 스크랩. 고양이는 2년 넘게 800통의 편지를 배달했다.
챠이챠는 버려진 고양이로 주인과의 첫 만남은 6년 전 비 오는 날이었다.

그는 비를 맞고 있는 챠이챠가 가엽게 느껴져 먼저 다가갔고, 챠이챠도 사람 품이 그리웠는지 그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갔다고 한다.

다카히로씨는 “지난날 사람에게 버려진 것을 기억하는지 애정을 보낸 사람 곁에서 떠날 줄 모른다”며 “마치 사랑에 보답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버려진 고양이 챠이챠. 이젠 행복.
챠이챠는 9살로 추정되며 사람 나이로는 약 50세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아시히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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