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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없는 최적의 스포츠 시설… 7개 종목 ‘금빛 담금질’

입력 : 2016-05-29 20:35:42 수정 : 2016-05-29 22: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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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체육의 산실 이천훈련원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16 리우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9월 7일∼18일)은 인간의 평등을 확인하는 대회이자 인간 능력의 한계를 뛰어 넘는 전세계 장애인체육인 대축제이다. 장애인 국가대표들은 리우 패럴림픽에서 4년 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 오늘도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내 장애인 스포츠가 복지와 재활을 넘어 스포츠 한 분야의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최고의 세계 최고의 시설을 갖춘 이천훈련원 덕분이다. 장애인 스포츠인들의 자부심이기도 한 이천훈련원을 지난 19일 찾아 대회 준비에 분주한 선수들을 직접 만났다.


이천훈련원 전경.
서울에서 차를 타고 1시간쯤 달리자 경기도 이천에서 가장 높은 원적산(634)이 나온다. 원적산에서 정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쭉 타고 내려오면 웅장한 붉은 건물과 푸른 잔디가 눈앞에 펼쳐진다. 2009년 문을 연 한국 장애인 스포츠의 산실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이다.

장애인 종합체육시설은 전 세계에서 한국과 중국 2곳뿐이다. 중국이 1년 먼저 지었지만 시설은 한국 훈련원이 월등히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은 이곳을 찾을 때마다 “장애청정지역”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리우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찾은 이천훈련원은 패럴림픽 준비로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건물 벽에 걸렸고, 도로마다 ‘뜨거운 열정, 끝없는 도전, 리우의 영광’이라고 쓴 배너가 바람에 나부꼈다. 이날 훈련원에는 탁구 국가대표 서수연(30)을 비롯해 보치아, 펜싱, 유도, 양궁 등 7개 종목 선수단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천훈련원은 최근에 지은 양궁장과 교육연수동을 빼고 대부분의 건물이 하나로 연결돼 있다.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 선수 특성을 고려해 지었다. 훈련원 복도 폭은 2.4∼3.6다. 13대가 있는 승강기도 일반 건물보다 훨씬 크다. 훈련원 설계에 참여한 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휠체어 두 대가 지나갈 때 맞은편에서 휠체어를 탄 선수가 와도 쉽게 피할 수 있도록 폭을 넓혔다”며 “승강기는 휠체어 6대가 한 번에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소개했다.

◆세계 최강 한국 보치아, 국내 선수 경쟁 치열


종합체육관 입구를 통과해 왼쪽으로 들어서면 ‘삼성관’이 나온다. 장애인체육회는 2007년 착공 당시 100억원을 쾌척한 삼성그룹에 감사의 뜻으로 체육관 중 하나를 삼성관으로 명명했다.

삼성관에서는 보치아 대표팀이 훈련 중이다. 보치아는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한 특수 경기다. 평평하고 매끄러운 바닥에서 각 6개의 파란색, 빨간색 공으로 매 회마다 흰색 표적구에 가장 가까이 던진 공에 1점을 준다. 6회를 한 다음 점수를 합산해 많은 득점을 한 개인이나 팀이 승리한다. 공을 던질 때는 장애등급에 따라 코치의 도움을 받아 마우스 스틱 등 도구를 활용하기도 한다.

보치아는 1988년 서울 패럴림픽에 처음 참가한 이후 2012 런던 대회까지 7회 연속 금메달을 따낸 효자 종목이다. BC3 종목 개인전은 국내 선수들끼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런던 패럴림픽 보치아 BC3 결승에서 만난 정호원(30)과 최예진(25) 그리고 김한수(24)는 친한 동료이자 서로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4년 전에는 최예진이 당시 세계랭킹 1위 정호원을 4-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9일 현재 세계랭킹 1위는 정호원이다. 2위 김한수와 엎치락뒤치락하는 중이다. 최예진은 세계랭킹 13위로 처져 있지만 4년 전에도 깜짝 금메달을 따낸 만큼 2연패를 노린다. 최예진은 “준비는 잘되고 있다. 개인전 2연패뿐 아니라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 리우에서 2관왕을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 주장 정호원은 “100일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더 집중해서 이번엔 꼭 금메달 목에 걸고 싶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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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연령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

태릉선수촌에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은 오전 6시 운동장에 모여 아침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입촌한 선수라면 큰 부상자를 빼고 열외란 없다. 선수들은 10여분 체조를 마치고 각 종목 별로 흩어져 아침 운동을 한다.

장애인 훈련원도 오전 6시에 일과를 시작하지만 전체가 모여 운동하는 시간은 없다. 종목별로 운동하는 경우도 있고 바로 아침을 먹는 선수들도 있다. 선수별로 장애 유형이 달라 일괄적으로 맞춰 훈련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장애인 선수들과 가장 비슷한 방식으로 훈련하는 시각장애 선수들로 구성된 유도다. 유도 대표팀은 오전 6시부터 트랙을 뛰며 하루를 맞는다. 오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장에서 근력 운동, 오후에는 인근 용인대와 태릉선수촌을 번갈아 찾아 비장애인 선수들과 기량을 겨룬다. 유도 대표팀은 6명 중 이민재(25)를 빼고는 비장애인 선수 출신이다.

탁구 대표팀은 아침 운동을 자율적으로 시행한다. 반면 보치아는 아침 운동이 없다. 보치아 선수들은 뇌성마비 장애인이기 때문에 혼자서 일어나기 힘들다. 선수 한 명당 코치가 한 명씩 붙어서 아침부터 밤까지 함께 생활한다. 보치아 선수들은 기상 후 씻고 옷 입고 방을 나서기까지 1시간여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침 운동 없이 바로 식당으로 향한다.

20∼30대가 주류를 이루는 비장애인 선수들과 달리 장애인 선수들의 연령대는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하다. 특히 양궁의 40∼50대 선수들은 노익장을 과시하는 대표팀의 핵심 전력이다. 양궁장애인 국가대표팀 정영주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체력적인 면에서는 유리하지만 나이가 든 선수들은 시합을 헤쳐나가는 노하우가 한층 뛰어나 경쟁하면 곧잘 이기곤 한다”고 말했다.

박종철 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부장은 “장애인 체육 특성상 중도 장애인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 30대부터 시작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천=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사진=이재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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