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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첫 완투' 로저스가 보여준 '에이스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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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5-29 21:32:28 수정 : 2016-05-29 21:3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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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에이스’란 칭호를 부여받는 투수의 의무는 간단하다. 팀의 연승은 이어주고, 팀의 연패는 끊어주는 것. 여기에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진의 피로도를 줄여준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錦上添花)다. 프로야구 한화의 에스밀 로저스가 팀의 올 시즌 첫 3연전 싹쓸이를 완성시키며 진정한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줬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6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에서 로저스의 완투에 힘입어 9-2 완승을 거두며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시즌 첫 4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쉐인 유먼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한국땅을 밟은 로저스. 그는 데뷔전 완투승, 데뷔 두 번째 경기 완봉승을 거두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시속 150km를 상회하는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는 그간 KBO리그를 밟은 외국인 선수 중 단연 손에 꼽을 만했다. 로저스는 지난 시즌 10경기 등판해 4완투(3완봉)를 기록하며 75.2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7.52이닝을 소화하는 이닝 이팅 능력과 더불어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한 그에게 한화는 올 시즌 190만달러의 역대 외인 최고 몸값을 안겼다.

그러나 올 시즌 시작은 좋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팔꿈치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겹치며 시범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고, 올 시즌 첫 등판은 이달 8일에야 이뤄졌다. 복귀전에서 5.1이닝 5실점을 기록하며 예년만 못했던 로저스는 점점 나아지는 모습이다. 13일 KIA전 6.2이닝 4실점(2자책), 19일 삼성전 7이닝 5실점, 24일 넥센전 7.1이닝 2실점(1자책)으로 점차 투구이닝을 늘려간 로저스는 마침내 29일 올 시즌 첫 완투승을 거뒀다. 9이닝 동안 127구를 던지면서도 싱싱한 구위는 여전했다.

이날 경기의 시작은 좋지 못했다. 손아섭에게 리드오프 홈런을 맞은 것. 그러나 4번 타자 김태균이 1회 공격에서 역전 투런포를 때려내며 로저스의 부담을 줄여줬고, 4회 하주석의 3점 홈런을 포함해 5점을 안겨줬다. 팀 타선의 지원 속에 로저스는 더욱 힘을 냈고, 7회 김상호에게 적시 2루타만을 내주며 9이닝을 7피안타 2실점으로 막아냈다. 탈삼진은 8개를 솎아냈고, 올 시즌 첫 무볼넷 경기를 치르며 제구력도 한층 향상된 모습이었다.

이날 로저스의 완투가 더욱 값졌던 것은 지난 이틀 간의 혈투로 불펜진 전체가 과부하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이었기 때문. 필승조 송창식과 권혁은 주말 3연전의 첫 경기였던 27일 각각 42구, 46구를 던진 뒤 28일에도 등판해 7구, 12구를 던졌다. 사실 이날 등판이 힘들었던 만큼 로저스의 특기인 이닝 이팅이 절실히 필요하던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마무리 정우람마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었기에 로저스의 완투는 마른 땅의 단비나 다름없었다.

경기 뒤 방송사 인터뷰에 임한 로저스는 “오늘이 미국의 ‘어머니의 날’이다. 어머니께 승리를 바친다”며 효자의 면모도 보였다. 24일 107구를 던진 뒤 나흘만 쉬고 무려 127구를 던진 것이 부담이 되지는 않냐는 질문에도 웃으며 “난 괜찮다. 9회까지 던지는 데 문제가 없었다. 얼마든지 더 던질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연승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에이스의 책임감도 내비쳤다. 제 모습을 되찾은 로저스를 앞세워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한화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직은 희망이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 제공: 한화 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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