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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 너에게 편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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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30 10:00:00 수정 : 2016-06-29 20: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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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따라 추억타고 낭만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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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떠나는 여행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 찬다.

‘칙칙폭폭’이란 소리를 들을 수 없어도, 기차가 출발할 때의 덜컹거림은 여행객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한다. 기차를 타고 떠나는 가족여행은 아빠들을 편하게 한다. 장시간 운전 부담이 줄어 여행지에서 느끼는 피곤을 덜어준다. 무엇보다 같이 앉은 일행과 삶은 계란과 오징어, 음료수 등 군것질거리를 먹으며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 기차여행의 낭만과 걷기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기차역에서 시작하는 여행지를 소개한다.



부산 해운대 삼포길
해운대 동백섬에서 시작해 삼포(미포, 청사포, 구덕포)를 거치는 길로 노선의 중간에서 달맞이길과 연결된다.
동해남부선이 복선화되면서 부산 해운대와 삼포를 지나던 철로는 폐철로가 됐다. 폐철로를 따라 길이 이어지는 해운대 삼포길은 해양수산부에서 선정한 전국의 52개 걷기 좋은 해안누리길 중 하나다. 해운대 동백섬에서 시작해 삼포(미포, 청사포, 구덕포)를 거치는 길로 노선의 중간에서 달맞이길과 연결된다. 이 길의 시작점인 동백섬은 원래 섬이었으나 퇴적 작용으로 지금은 육지와 연결돼 있다. 섬 중앙에는 신라시대 유학자였던 최치원 동상과 시비가 있고 동쪽 해벽에는 그가 남긴 ‘해운대’라는 석각이 있다. 해운대에서 달맞이의 감흥에 취해 자신의 자(字)인 ‘해운’을 새겨 넣은 것이라 전해온다.



경기 양평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곳으로 연인들에게 사랑받은 기차 여행지다. 수도권 전철 경의중앙선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더욱 좋아져 연인뿐 아니라 가족들도 자주 찾는 여행지가 되었다. 물소리길은 양수역에서 시작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자연을 만끽하고 그 속에서 피어난 문화를 이해하며 걸어 볼 수 있는 길이다. 자연경관이 잘 보전된 야트막한 산과 완만한 땅이 선물하는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코스 종착지는 국수역으로, 전철 타고 떠나는 걷기여행지의 매력을 잘 전해준다.



봄내길 2코스
강촌 ‘물깨말구구리길’의 물깨말은 ‘물가에 있는 마을’로 강촌을 의미한다.
기차여행의 낭만을 대표하는 경춘선 강촌역에서 계곡을 따라 걸으면 봄내길 2코스 ‘물깨말구구리길’을 만나게 된다. ‘물깨말구구리길’의 물깨말은 ‘물가에 있는 마을’로 강촌을 의미한다. 강촌은 구곡폭포를 중심으로 하는 관광지로 자연풍광이 좋아 예부터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다. 나훈아의 노래 ‘강촌에 살고 싶네’가 탄생한 곳이기도 하다. 춘천 의병장 습재 이소응이 ‘숨어살기 좋은 곳’이라고 했던 문배마을도 있다. 마을을 지나면 물소리가 가슴속까지 청량감을 전해주는 구곡폭포를 만나게 된다. 연계코스를 이용하면 가정리 유인석 유적지를 만날 수도 있다. 이 마을에는 무기제조창, 여성의병 윤희순의 가옥 등 의병활동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홍주성 천년여행길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한국사의 축소판이다.
충남 홍주성 천년여행길은 장항선의 주요 역 중 하나인 홍성역에서 시작해 끝을 맺는다.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충청도에서 내포가 가장 좋다’고 했다. 내포는 갯벌과 넓은 평야, 나지막한 산으로 이루어졌고, 바다로 열린 지형은 새로운 문물의 수용 창구역할을 했다. 충청도의 풍요와 넉넉함을 대변하는 내포의 중심에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홍성(옛 홍주)이 있다. 그 무대였던 홍주성 주변에는 각 시대를 대표하는 문화유산과 스토리가 그대로 묻어 있어 ‘홍주성 천년 여행길’을 걸으면서 한국사의 축소판을 경험할 수 있다.



기차여행의 모든 것이 있는 전남 곡성 섬진강둘레길은 곡성역에서 출발해 국내 최고의 기차테마공원이 있는 구곡성역과 섬진강의 아름다운 강변길, 옛 전라선폐철로길, 숲길 등 다양한 길을 만난다. 코스 중간에 만나는 침곡기차역에서 레일바이크를 이용해 가정기차역으로 내려가 옛 전라선을 달리던 증기기관차를 타고 길의 출발점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것도 매력이다.



낙동강 세평 하늘길
승부역에서 양원역을 거쳐 분천역까지 가는 길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경북 봉화 낙동강 세평 하늘길은 좁디좁은 협곡 사이 아래로는 절벽, 위로는 바위산이 보이는 풍경을 자연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오직 기차로만 갈 수 있는 승부역에서 양원역을 거쳐 분천역으로 가는 이 길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구간 구간 출렁다리와 계단 길, 강 길 등이 걷는 재미를 더한다.



경남 김해 가야사누리길은 수로왕릉역에서 출발해 되돌아오는 비밀의 왕국 가야를 만나는 길이다. 찬란했던 가야의 문화와 현대적 도시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길로 가야국 해상무역의 영화를 간직한 해반천을 따라 걷다 보면 가야의 향기가 묻어나는 유적들을 만날 수 있다. 낮에는 유구한 역사가 빛나는 고즈넉한 길이라면, 밤에는 야경이 빛나는 현대적인 길로 변신하는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현장이다.

이귀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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