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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밀 소비 계속 늘어… 정부 한 세대 앞서가는 농업정책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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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03 22:49:40 수정 : 2016-07-03 22: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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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의 허리를 받치는 세대인 40~50대는 분식 운동으로 분식 문화에 익숙해 있다. 그 자녀의 식습관도 자연히 부모를 따르다 보니 유전적으로 밀가루에 반응하는지도 모른다. 사람이 밀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밀이 사람을 기르는 것처럼 밀은 번식하기 위해 사람의 입맛에 더 맞도록 진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통계를 보면 2015년 기준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62.9kg으로 1970년대 쌀 소비량의 절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밀 소비량은 32.2kg으로 쌀 소비량의 절반 정도까지 늘어났다. 이 밀은 1900년대 초에 우리 밀인 앉은뱅이밀이 일본으로 건너가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유전자가 개량된 종자라고 한다. 정부의 1984년 밀 수매 중단으로 밀 생산이 줄더니 지금은 우리나라의 밀 자급률이 1% 남짓으로 떨어졌다. 밀 소비가 늘어난다고 밀 생산량을 늘릴 수 없는 이유는 단위당 생산량이 쌀보다 적고, 기후상 밀 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 많으며, 저가로 들여오는 수입산 때문이다.

기아는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로 구분된다. 돌발적이고 급격한 일과성 경제적 위기로 발생되는 기아가 경제적 기아라면 구조적 기아는 외부적인 재해로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를 지배하는 사회구조로 빚어지는 기아를 말한다. 수십 년이 지나면 우리나라도 쌀 소비율과 밀 소비율이 비슷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후도 밀이 재배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쌀 소비가 줄고, 우리 식습관이 밀가루 위주로 바뀌는 상황이면 그때의 정부 정책도 밀 생산 위주에 맞춰질 것이다.

국민들의 식습관 변화를 잘 파악하고 미리 한 세대를 앞서는 농업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경제적 기아 못지않게 잘못된 판단으로 빚어지는 구조적 기아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임창덕·경영지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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