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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안락함·성능·안전 3박자 갖춘 XC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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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09 13:41:19 수정 : 2016-07-09 1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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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구매할 때 고려할 요소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편의성, 성능, 안전, 등. 볼보의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더 뉴 XC90은 이러한 여러가지 요소들을 골고루 만족시켜주는 ‘팔방미인’이다.
더 뉴 XC90은 볼보가 야심 차게 내놓은 신형 모델로 그간 볼보가 가지고 있는 디자인의 틀을 깨뜨렸다.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엠블럼을 새롭게 바꿨고, 볼보 89년 역사상 처음으로 세로 모양의 그릴을 채택했다. 또 차체는 길고 가늘었던 디자인 대신 선이 굵고 웅장한 모습으로 바뀌었다.
XC90 모멘텀 실내로 센테페시아를 중심으로 기존 볼보 모델과 레이아웃이 크게 달라졌다


인테리어도 크게 변했다. 볼보는 전통적으로 크롬으로 둘러진 센터페시아가 콘솔박스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디자인을 유지했는데, XC90은 센터페시아를 터치패드 디스플레이가 들어간 독립적인 8각형 형태로 바꾸고 기어와 센터콘솔을 별도로 분리했다. 외관 디자인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실내 디자인만 놓고 보면 기존 모델보다 훨씬 간결하고 안정적이다.

4열의 좌우 공간은 넉넉한 편이고 시트도 제대로 만들어졌다

XC90은 기본 7인승으로 3열 좌석으로 돼 있으며 1열부터 3열까지 시트 높이를 모두 다르게 해 탑승자들이 전방 시야를 보다 쉽게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3열의 경우 2개의 좌석이 분리돼 있고, 가운데에 여유 공간이 있어 장거리 주행이 아니라면 성인도 탑승 가능한 수준이다.

2열 좌석의 부스터 시트로 아이를 태울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2열 가운데 좌석에는 볼보 특유의 어린이용 부스터 시트가 장착돼 있다. 부스터 시트는 어린이 안전을 위해 버튼 하나로 좌석 엉덩이 부분의 높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XC70이나 S60 모델이 2열 좌우에 부스터 시트를 뒀던 것과 달리 부스터 시트가 1개로 줄어들었다는 점은 아이가 많은 소비자라면 불만스러울 수 있다. 대신 부스터 시트가 가운데로 이동하면서 좌우 좌석은 보다 안락해졌다.

이 밖에도 냉장 기능을 갖춘 글러브와 2열 230V의 전기 아웃렛, 트렁크에 12V 아웃렛이 설치돼 있으며, 2열까지 ‘4존’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가 되는 요즘, 외부 공기 중 이산화 질소와 일산화 탄소 등 유해물질을 필터로 걸러 내부에 공급하는 ‘실내공기청정 시스템’은 매력적이다.
XC90은 3열을 편 상태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트렁크 하단에도 별도의 수납공간이 있다

트렁크 공간은 3열을 폈을 때도 상당히 넓고, 트렁크 매트를 열면 추가 공간까지 갖추고 있어, 장을 보거나 유모차도 접은 상태로 실을 수 있다. 3열을 접었을 때 트렁크 용량은 1019L, 2열까지 접으면 1868L다. 또 트렁크 에는 물건을 고정하거나 걸 수 있는 벨트와 고리를 뒀다.2열 좌석 3개를 각각 4대 2대 4의 비율로 개별적으로 접을 수 있고, 발을 움직여 열 수 있는 핸즈프리 테일게이트를 갖추는 등 여기저기서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XC90 인스크립션은 내부에 천연 월넛과 나파 가죽 등 고급 소재가 쓰였다

실내 소재는 옵션에 따라 상당한 차이가 난다. 나뭇결 무늬가 그대로 살아있는 천연 소재의 ‘리니어 월넛’ 인레이, 나파 가죽시트, 가죽마감 대시보드, 마사지 시트는 상위 모델인 ‘인스크립션’에만 적용된다. 인스크립션 트림의 경우, 우퍼를 갖춘 보워스 앤 윌킨스 스피커도 갖추고 있다. 기본 스피커와는 음질의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인스크립션 모델의 고급스러움은 동급의 어떤 모델과 비교해도 떨지지 않는다. 문제는 디젤 모델인 D5와 가솔린의 T6의 기본 트림인 ‘모멘텀’과 인스크립션의 가격 차이가 1000만원 이상이나 난다는 점이다. 볼보가 강조하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정수’를 느끼려면 상급 모델을 선택해야 하지만 부담은 만만치 않다. 시승을 하지 않아 실제 확인은 해 보지 못했지만 최상위 트림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인 T8에는 크리스탈 기어 레버도 적용돼 있다.

XC90의 키로 가죽을 둘러 고급스럽다

주행성능과 안전성에서도 XC90은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시승한 모델은 D5 모멘텀과 T6 인스크립션으로, 디젤이나 가솔린 모두 파워 면에서는 부족함을 보이지 않았다. 가속은 큰 차체에 비해 빠르게 이뤄지고, 고속 주행시에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코너링은 부드럽게 이뤄졌다.


D5는 디젤 차량임에도 액셀러레이터의 압력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데, 볼보 측에 따르면 파워펄스 기술 덕분이다. 볼보 디젤 엔진은 공기 필터에서 이동한 공기를 압축기를 거쳐 2L 상당의 압축공기 저장소에 모아 뒀다가 시동 직후 또는 저속에서 빠르게 속도를 높이려 할 때 터보차저에 공급해 순간적인 힘을 내도록 돕는다. 사실 XC90의 배기량은 D5와 T6모두 1969cc로 타사의 동급 차량에 비해 낮은 편이다. 이 때문에 고속 주행시의 가속력 등에서는 불리할 수밖에 없지만, 일반 주행상황이라면 파워펄스가 상당부분 보완해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XC90 D5의 최대 출력은 234마력, 최대 토크는 48.9㎏·m이다.

어떤 모델이 더 낫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차가 뻗어 나가는 느낌이나 부드러움에서는 T6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 재원상으로도 T6의 최고 출력은 320ps/5700rpm으로 D5(235ps/4000rpm)보다 뛰어나다. 다만 시승 차량의 특색이었는지 모르나 차량의 정숙성이나 떨림에서는 오히려 가솔린이 디젤보다 더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본 핸들링은 지나치게 가볍다는 느낌이 드는데, 이는 옵션을 통해 주행 모드에 상관없이 조정 가능하다. XC90의 주행모드는 모두 5가지로, 연료 효율을 향상시켜주는 에코 모드, 일상 주행에 사용하는 컴포트 모드, 가속성능을 배가하는 다이내믹 모드, 험지 주행시 사용할 수 있는 오프로드 모드, 개별 세팅이 가능한 개인 모드다. 아쉬운 점이라면 모드에 따른 서스펜션 조정 기능은 T8 모델을 제외하고는 탑재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볼보가 강조하는 안전 성능도 뛰어났다. 볼보는 앞에 차량이 없어도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차선을 따라 달리는 ‘파일럿 어시스트2’ 기능과 앞차와 보행자, 자전거, 큰 동물 등, 교차로 반대편 차량 등을 감지해 사고 위험시 차를 멈추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이 탑재돼 있다. 실제 손잡이를 잡지 않아도 차는 도로를 따라 달렸고, 완만한 곡선 주행도 가능했다. 차량이 주행 중인 차로를 벗어나려 하면 스티어링휠에 진동을 줘 경고한다. 하지만 짧고 각도가 큰 곡선구간에서는 차가 차로를 쉽게 벗어나며 한계를 드러냈다. XC90의 이 기능은 주행 보조 기능으로, 핸들에서 손을 20초 이상 떼고 있으면 경고음이 울리고 기능이 정지된다. 아주 위험한 순간은 아니었지만 차량 속도를 제때 줄이지 않자, 차량이 경고음과 함께 급브레이크를 걸기도 했다.
센터페시아의 한글 터치 스크린을 이용해 차량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이밖에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터치 모니터의 뛰어난 한글 구현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터치패드는 첫 만남은 어색할 수 있지만, 사용 2시간 만에 대부분의 기능을 파악할 수 있었다.
XC90이 모든 면에서 최고인 차는 아니지만, 종합적인 평가를 해 보면 매력적인 차임에는 분명히다. 볼보코리아에 따르면 XC90은 3월 국내에 공개된 이래로 7월8일까지 570여대의 구매 예약을 기록 중이다. 수입 중대형 럭셔리 SUV 차량의 연간 판매대수가 2000여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성적이다. 국내에서 볼보의 입지를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XC90은 볼보가 근래에 선보였던 차 중 가장 인상적인 차로 경쟁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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