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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유미 “저 마동석씨와 꽤 잘 어울리죠?”

입력 : 2016-07-24 14:00:00 수정 : 2016-07-24 2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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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에서 임신부 '성경' 연기


꽤 만족스런 결과물을 보여주기에 앞서 배우들의 표정은 밝기 마련이다. ‘이 영화 자신 있어’, ‘별로 걱정 안 해도 되겠는데’ 등의 생각이 인터뷰에서 읽힌다. ‘부산행’(감독 연상호) 개봉을 앞둔 정유미(33)의 표정 역시 그랬다.

좀비 바이러스가 덮친 부산행 열차 안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에서 정유미는 다름 아닌 임신부 연기를 펼쳤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 만삭의 임신부는 꽤나 위태로운 상황과 그림을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이 꽤 컸을 텐데도 정유미는 자기 자신보다 다른 배우들과의 조화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촬영장 자체가 늘 의외의 조합이에요. 재난영화라고 해서 더 낯설거나 두렵거나 그런 건 별로 없었어요. 다만 어느 한 캐릭터에 집중하는 영화가 아니기에 제가 얼마나 어울릴 수 있을까, 뭐 그런 고민들을 먼저 해야 했죠.”

작년 딱 이맘때쯤 이 영화를 촬영했고 온몸이 녹아내릴 것 같은 지긋지긋한 폭염 속에서 배에 복대를 차고 특수 분장을 한 채 견디는 일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하지만 현장에서 사람들과 함께 주고받은 정과 추억이 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최대한 불필요한 것들을 배제한 채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보충하는 선에서 캐릭터 표현을 마쳤다.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 2016) 스틸.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에요. 예전엔 제가 얼마나 돋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 지금은 그런 생각들이 오히려 방해가 될 것 같단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제가 맡은 임신부 캐릭터의 한계점이랄까. 정서적으로 약해지는 부분들은 보여주되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하지는 말자고 생각했어요. 감독님 주문에 충실했던 것 같아요.”

극 중 상화 역의 마동석과의 부부연기도 화제가 될 만하다. 덩치 큰 남편 상화가 열차 화장실 칸에서 임신한 아내 성경(정유미)이 나오길 기다리는 장면에서부터 관객들의 마음은 무장해제 된다. 마치 ‘미녀와 야수’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두 사람의 조화는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정말 잘 어울리지 않았어요? 캐스팅됐을 때부터 너무 좋았어요. 꽤 괜찮은 조합이 나오겠구나 싶었고, 든든한 남편이 옆에 있으니 으싸으싸 힘이 나더라고요. 매 작품 출연할 때마다 사랑받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 같아 기뻐요. 다만 저와 친분이 있는 공유씨와는 (도가니 이후) 벌써 두 번째 작품인데 이번에도 (커플이) 아니구나 했어요.(웃음)”

밝은 표정으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그를 보며 문득 예전 모습이 떠올라 웃음 짓게 됐다. 과거 언론시사회 현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말 한 마디도 못하고 머뭇거려 오히려 이슈가 됐던 그녀였다.



“그죠? 저 말 진짜 잘하게 됐죠? 원래 사석에선 안 그러는데 무대 같은 데만 나가면 아무 마로 못하고 그래요. 부끄러워요. 사실. 그런 (언론시사회) 자리에서 제가 현장에서 느꼈던 것, 사람들과 나눈 것들을 여러분께 전달해드리면 얼마나 좋았겠어요. 어떤 분들은 제가 귀여워 보이려고 일부러 그런다고 하시는데, 절대 아니에요. 물론 사람 많은 자리가 부담스럽긴 다른 배우들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저도 당연히 극복해야 하는데 그게 어려웠던 거죠. 사실 배우가 연기로 보여줘야지, 괜히 잘 하지도 못하는 말 억지로 했다가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되는 마음도 컸어요. 이젠 그런 것들을 다 내려놓고 그런 무대에서도 잘 해보려고 해요. 그러니까 편해졌어요.”

‘부산행’의 흥행 질주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아마 1000만명을 동원할지도 모르겠다. 다른 배우들처럼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늘 안고 간다는 그지만 결과보단 과정이 더 중요한 건 여전하다고 했다. 그 과정 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정말 값진 보물과도 같다.

“완성된 영화를 보면서 최우식, 안소희씨의 풋풋한 연기를 보면서 저도 몰래 가슴이 두근거렸고, 마동석씨의 박력에 그야말로 반한 것 같아요. 아버지가 된 공유씨 연기를 보면서는 뭉클했고요. 영화를 보면서 연상호 감독님이 참 밸런스를 잘 맞추셨구나 하고 신기해 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번에 연 감독님과 작업해보고 정말 팬이 됐어요. 이런 표현 어떨지 몰라도… 연 감독님 다음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괜히 질투하게 될 것 같네요.(웃음)”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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