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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 존재 찾아라”… 우주로 간 밀사들

입력 : 2016-07-23 01:04:08 수정 : 2016-07-23 01: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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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화성으로 발사된 바이킹 1호부터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보이저 1호
우리별 태양 관찰 탐사위성 ‘소호’까지
행성탐험 인공위성·무인탐사선들이
지난 40여년 동안 일궈낸 발견들 소개
크리스 임피, 홀린 헨리 지음/김학영 옮김/플루토/2만8000원
스페이스 미션/ 크리스 임피, 홀린 헨리 지음/김학영 옮김/플루토/2만8000원


“신사숙녀 여러분, 잠시 음악을 중단하고 특별 속보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라디오 뉴스가 전한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화성 표면에서 이상 활동이 감지되었다, 뉴저지에 운석이 충돌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겁에 잔뜩 질린 목소리는 운석이 우주선이며 화성인들이 열선을 발사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뉴저지와 그 일대는 공황상태에 빠졌다.

영화 속 한 장면이 아니다. 1940년대 미국에서 실제 벌어진 일이었다. 라디오 뉴스는 젊은 감독 오손 웰즈가 연출한 것이었다. “외계인 침략에 대한 공포는 원초적인 무언가로 스며들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30여년이 지난 1975년 8월 20일, 바이킹 1호가 발사됐다. 2호는 다음달 9일 화성으로 출발했다. 바이킹 탐사선들은 1억㎞를 날아가 다음해 7월 화성에 착륙했다. 고대 그리스로부터 무한한 상상의 대상이었던 화성의 실제 모습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스타더스트 탐사선이 혜성에 다가가고 있는 모습을 묘사한 그림. 스타더스트는 혜성의 먼지를 채취해 태양계와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열쇠를 제공한다.
플루토 제공
바이킹 1·2호는 수년간 탐사활동을 벌이며 화성 전체 표면의 97%에 해당하는 영역의 지도를 작성했고, 4만6000장에 이르는 영상을 지구로 전송했다. 다양한 지형과 지질학적 특징들도 포착했다. 거대한 화산과 주름진 용암평원, 깊은 협곡과 바람에 풍화된 지형을 확인했다. “가장 흥분되는 점은 물의 흔적을 보내왔다는 사실”이었다. 현재 물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엄청난 양의 물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암반층을 찍었다.

초미의 관심사는 생명의 존재 여부였다. 바이킹들은 처음부터 화성의 표토에서, 또는 지질학적 과거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설계된 탐사선들이었다. 생물학적 실험장비는 화성의 토양을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모든 실험결과가 화성이 생명의 행성일지도 모른다고 일말의 기대를 품었던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바이킹의 탐사 결과는 지금도 재검토의 대상이 되곤 한다. 우선 당시 바이킹들이 싣고 있던 장비는 “생명은커녕 유기적 물질도 탐지할 수 없을 만큼 민감도가 떨어지는 것들”이었다. 혹시 생명체의 정의를 새로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지구와는 너무나 다른 화성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만을 찾으려 한다면 생화학적 기반이 상이한 생명들은 영원히 놓친 채 앞으로도 우리의 탐지망에는 아무것도 걸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40여년간 행성탐험 인공위성들과 우주탐사 밀사들이 일궈낸 발견들을” 소개하는 책이다. 멀고 먼 세상들에 대한 우리의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우주과학과 천문학으로부터 어떤 정보들을 얻었는지를 탐험한다. 11개의 무인우주탐사 임무와 차세대 임무 6개가 소재다.

스피릿과 오퍼튜니티는 바이킹들의 후예로 2004년 화성에 도착했고, 화성에 물이 있었다는 증거를 광범위하게 찾아내 기정사실화하는 업적을 이뤘다. 오퍼튜니티는 이름 그대로 여러 행운을 만나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화성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보이저는 인간이 만든 것으로는 지구와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물건이다. 보이저 1호는 2013년 태양계를 벗어났다. 그 과정에서 목성, 토성, 천왕성, 혜왕성, 명왕성에 대한 정보를 생산에 과학 교과서를 다시 쓰게 만들었다. 토성계 탐사선 하위헌스는 유럽우주기구에서 만든 것이다. 토성의 달인 타이탄에 착륙해 생명이 살고 있는지를 연구했다. 스타더스는 혜성의 먼지를 받아내기 위해 발사된 탐사선이다. 혜성은 태양계 밖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태양계는 물론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증거를 보존하고 있다. 소호는 태양을 관찰하는 탐사위성이다. 태양이 어떤 구조를 하고 있고,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바이킹들이 그랬듯, 행성탐사의 큰 관심사는 외계 생명의 존재 여부다. 저자 중 한 명인 크리스 임피는 우주 생명의 가능성을 연구하는 우주생물학자로, 책 곳곳에 지구 밖 생명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외계 생명에 대한 관심은 현재로서는 터무니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은 “지구에서도 극한성 생물이라는, 극악무도한 환경에서도 잘만 살아가는 생물이 곳곳에 있는데 넓디넓은 우주에 뭐가 있을지 모르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외계생명에 대한 논의를 단죄한 역사를 가진 종교계에서도 저명한 천문학자와 우주생물학자를 모아 지구 밖 생명에 관한 회의를 열기도 했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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