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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성당이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 공격을 받았다. 인구 2만8000명의 평화로운 작은 도시 생테티엔 뒤 루브레에는 슬픔이 넘쳐흐른다. 목이 베인 86세의 신부. 사살된 테러범은 외쳤다. “알라 후 아크바르.” 신은 위대하다는 말이다.

신은 위대하다. 왜 위대한가. 증오와 오욕을 뛰어넘는 이데아적 사랑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삼지 않은 고등종교는 없다. 그러지 않았다면 벌써 도태됐을 테니.

서구와 중동 종교의 뿌리를 이루는 유일신. 처음 등장한 것은 이집트 때다. 기원전 1355년 파라오 아크나톤은 태양신 아텐을 유일신으로 삼았다. 아텐은 아톤이다. 신바빌로니아·아케메네스 제국에서 숨죽여 살았던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운명 속에 발전시킨 유대교도 그 역사의 궤적 위에 서 있다. 이후 태어난 예수 그리스도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 아텐은 사라지고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살아남은 것은 사랑의 생각이 넘쳤기 때문은 아닐까.

일탈 현상이 나타난다. 십자군전쟁. 1096년부터 176년간 기독교·이슬람 세력 사이에 벌어진 전쟁이다. 교황 우르반 2세는 이런 말을 했다. “신이 인도해 주시리라.” 어디로 인도한다는 것인가. 무덤으로? 교황과 영주는 저마다 욕심을 채웠다. 세력과 영지를 넓히고, 부를 쌓았다. 그래서 붙은 이름이 있다. ‘추악한 전쟁’.

헤로도투스는 이런 글을 남겼다. “페르시아인은 5세에서 20세까지 세 가지만 가르친다. 말타기, 활쏘기, 거짓말 하지 않는 일.” 거짓을 말하지 말라는 가르침. 보편적인 미덕이다. 그 힘이 페르시아를 강대한 제국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십자군전쟁에 종지부를 찍은 이슬람 술탄 살라딘. 쿠르드족인 그는 영웅이다. 기독교인의 예루살렘 순례를 허용했다. 왜? 상대의 생각을 인정했기 때문이 아닐까.

신의 사랑. 세속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도구일 수는 없다. ‘추악한 전쟁'으로 낙인 찍힌 십자군전쟁.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테러범은 그 역사를 알기나 했을까. IS의 테러는 어떻게 평가받을까.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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