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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폭 뺨치는 검찰 조직문화 개혁 안 하면 개혁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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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7-27 22:22:19 수정 : 2016-07-28 02: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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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검사 자살 촉발한
퇴행 문화 바로 못 잡으면
검찰 미래 보장 못할 것
검찰이 지난 5월 자살한 김홍영 서울남부지검 검사의 상관 김모 부장검사를 해임하기로 했다. 대검 감찰본부의 감찰 결과 김 부장검사의 폭언·폭행이 김 검사의 자살을 촉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젊은 검사는 ‘부장에게 매일 욕을 먹으니 자살충동이 든다’는 메시지를 남기고 미래의 꿈을 접었다.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인격장애를 겪고 있는 간부가 수년간 업무를 쥐락펴락하도록 방치한 대검은 현재 체제로는 조직 관리 기능을 상실했다고 보는 게 맞다. 김 부장검사는 2014년 법무부 근무 때도 법무관들에게 욕설을 하거나 폭언을 퍼부었다고 한다. 서울남부지검, 법무부에서 근무한 2014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2년5개월의 근무기간을 조사해 17건의 비위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부하 직원들은 계급에 눌려 한마디도 못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비정상적인 검사가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은 2014년 길거리에서 바지를 내리고 음란행위를 하다가 여고생에게 들켜서 망신을 당했다. 부하를 향해 꽃뱀 같은 여검사라고 욕하고 다닌 상사도 있다.

당초에 검찰은 김 검사가 업무 강도를 견디지 못해 죽음을 택한 것이라고 호도했다. 그러다가 SNS 글이 보도되고 검사 712명이 서명한 성명서가 나오자 형사부 인력을 증원하고, 휴가를 실질화하고, 멘토링제를 실시하겠다는 생뚱맞은 대책을 쏟아냈다. 어제 검찰 고위직 인사들은 바람직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에도 그랬다. 1993년 부산지검에서, 2011년 대전지검에서 상관으로부터 모멸감을 느꼈던 검사 두 명이 목숨을 끊었을 때도 여론이 들끓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검찰이 오명을 벗으려면 첫째도 개혁이고 둘째도 개혁이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두 바꾸지 않으면 쓰레기 더미가 쌓인 진흙탕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 개혁의 핵심은 퇴행적인 조직문화 쇄신이다. 검사들의 유별난 집단의식과 지나친 우월의식이 일탈행위를 하고서도 죄의식을 못 느끼게 하고 있다. 그러다가 진경준·홍만표 게이트, 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대형사건이 터졌다. 젊은 검사들을 상관의 종속변수로 만드는 게 뭔지, 부조리를 보고도 문제 제기를 하기는커녕 모른 척하게 만드는 게 뭔지 찾아내야 한다.

검찰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 스스로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외부에 의해 변화를 당할 것이다.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문제는 여러가지 검찰 개혁 방안 중 하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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