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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까지 혼전"… 시작되는 '세기의 선거'

입력 : 2016-07-29 18:59:31 수정 : 2016-07-29 22: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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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치학자 16인이 내다 본 ‘세기의 선거’ / “클린턴·트럼프 막판까지 혼전… 경합주 10곳서 결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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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은 미국 대통령 선거를 100일 앞둔 날이다. 반세계화의 거센 바람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의 향방은 미국과 세계의 향후 진로를 바꾸는 결정적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일보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연구하는 정치학자 등 16명을 전화 또는 이메일로 인터뷰해 ‘세기의 선거’로 불리는 이번 대선전의 양상과 전망 등을 심층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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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자 16명 중 10명이 클린턴 승리 점쳐

미국의 정치 전문가들은 현재 판세를 대체로 초박빙 상태로 평가했다.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후보가 서로 전당대회 효과를 상쇄하면서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그렇지만 당선 가능성을 놓고는 16명의 정치학자 중에서 10명이 클린턴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쪽에 선 학자는 없었다. 나머지 학자 6명은 ‘예측 불허’라며 전망을 유보했다.

미시간대의 아서 루피아 정치학과 교수는 “각종 데이터와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한 분석 결과 클린턴이 이길 가능성이 65∼75%가량”이라고 밝혔다. 오하이오 데이턴대학의 다니엘 버드송 정치학과 교수는 “클린턴이 돈과 조직력에서 앞서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앞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시립대의 데이비드 존스 정치학 교수는 “두 후보 모두 인기가 없지만 그래도 클린턴의 지지율이 높고, 트럼프 진영이 경험 미숙을 드러내고 있어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베아트리스 쿠아타스 조지워싱턴대 정치학 교수는 “클린턴이 현재 앞서 가고 있지만 그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지애나 주립대의 제임스 허니컷 신방학과 교수는 “전국적인 지지율이 아니라 경합주(swing state) 등에서 선거인단 확보 가능성을 고려하면 클린턴의 압승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위스콘신대 정치학과의 토마스 홀부르크 교수도 클린턴 승리에 한 표를 던졌다. 캐롤 와이서트 플로리다 주립대 정치학 교수와 앤드라 질레스피 에머리대 정치학과 교수는 “인구 구성비와 선거인단 지도를 보면 클린턴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강 에머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제 순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 민주당의 전국적인 지지율 상승 등을 고려할 때 클린턴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마이클 바론 미 기업연구소(AEI) 선임 연구원은 “이번 선거 결과를 기존의 분석 틀로 예측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스티븐 킴바라 정치학과 교수는 “9월 초 노동절 이전의 여론조사 결과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잭 시트린 UC버클리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금도 사실상 동률이고, 이런 현상이 최종 순간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카푸토 페이스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9월과 10월에 후보 텔레비전 토론회가 끝나면 선두 주자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가 승부 가른다

미국 대선전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선거 때마다 승패가 엇갈리는 10개가량의 경합주에서 결판이 난다. 정치학자들은 경합주 중에서도 다수의 선거인단이 걸려 있는 플로리다(선거인단 29명), 오하이오주(18명) 등 3∼4개 주를 이번 대선전의 최대 격전지로 꼽았다. 와이서트 플로리다주립대 교수는 “플로리다와 아이오와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으로 버지니아(13명), 노스캐롤라이나(15명), 뉴햄프셔(4명), 콜로라도(9명)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니엘 버드송 오하이오 데이턴대 교수는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20명), 위스콘신(10명) 등 3개 주에서 가장 치열한 혈투가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루피아 미시간대 교수는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관측했다. 제프 레이먼 노틀담대 교수는 “오하이오, 플로리다, 아이오와(6명), 버지니아, 뉴햄프셔의 향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존스 뉴욕시립대 교수는 “플로리다,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에서 결판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허니컷 루이지애나대 교수도 “오하이오와 플로리다 승자가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 바이블’ 등 정치와 선거 관련 저술가로 활동하는 리처드 루비노는 트럼프가 오하이오에서 이기지 못하면 승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이클 바론 AEI 선임연구원은 “플로리다와 오하이오가 가장 중요하고, 버지니아는 이미 클린턴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대선 변수인 클린턴과 트럼프의 강점과 약점

쿠아타스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클린턴의 강점은 정치 경험, 정치 자금 모금 능력, 여성과 흑인 등 소수 인종의 지지, 민주당 지도부와 강한 연대, 여성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 등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질레스피 에머리대 교수는 “클린턴이 트럼프에 비해 안정감, 성품, 업무 수행 능력 면에서 더 나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와이서트 플로리다 주립대 교수는 “클린턴이 경험, 외국 지도자에 대한 지식, 여성이라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레이먼 노틀담대학 교수는 “클린턴이 공직 수행 경험, 소수 인종이 늘어난 인구 변화, 민주당이 유리한 선거구의 선거인단 숫자 증가 등으로 득을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버드송 데이턴대 교수는 “클린턴이 트럼프에 비해 덜 과격하다”고 강조했다. 킴바라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클린턴의 공직 경험, 일사불란한 선거 조직, 현직 대통령의 지원, 상대적인 통합 추구 이미지 등이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아타스 교수는 “클린턴의 약점은 유권자의 높은 비호감도, 정직하지 않은 이미지, 기득권 후보, 여성 지도자에 대한 불신감 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 뉴욕시립대 교수는 “클린턴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는 너무 정직하지 않아 불신감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허니컷 루이지애나대 교수는 “클린턴이 당선되면 ‘오바마 3기’라는 인상을 주는 게 마이너스 요인이다”고 말했다.

루피아 미시간대 교수는 “트럼프는 무엇보다 ‘아웃사이더’라는 게 강점이고, 기성 정치인과 달리 솔직하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킴바라 교수는 “트럼프가 기득권 정치 세력의 파괴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 풍부한 국내 및 국제 비즈니스 경험, 트위터 등 쇼셜 미디어를 이용한 여론전의 귀재라는 점 등이 인기 상승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이먼 교수는 “트럼프가 클린턴보다는 정직하고, 특정 정당이 집권 8년 이후 재집권이 어려우며 유권자의 변화 기대 심리가 트럼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미 행정부의 대외, 통상 정책의 향방

킴바라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도 대외 정책이 유권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킴바라 교수는 “북한의 김정은이 손에 넣은 핵무기가 폭발할 위험이 있는데도 선거 이슈가 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와이서트 플로리다 주립대 교수는 “미국 유권자는 테러 문제에만 관심을 보이고 있고, 일자리 때문에 무역 이슈가 부상하고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시트린 버클리대 교수는 “세계화가 퇴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미국인은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완전 철수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데이비스 호우크 플로리다 주립대 교수는 “트럼프의 숱한 대외 정책 공약이 현실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카푸토 페이스대 교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회귀 여부는 대통령보다 의회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드송 데이턴대 교수도 “자유무역이 죽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루피아 미시간대 교수, 와이서트 플로리다 주립대 교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현재 상태로 시행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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