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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폭포의 연주, 처연한 피리소리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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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18 10:22:00 수정 : 2016-08-17 20:4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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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가 만나는 충북 ‘영동 삼수’
한 줄기는 위에서 아래로 곧게 떨어진다. 다른 한 줄기는 원시의 풍경을 안은 채 흘러내린다.

또 다른 줄기는 유유히 흐르며 절경을 뽐내고 있다. 충북과 경북, 전북 삼도가 만나는 충북 영동의

폭포와 계곡, 강은 오랜 세월과 깊은 사연이 만든 수려함을 한가득 품고 있다.

영동의 세 물줄기는 옥계폭포, 물한계곡, 양강을 말한다. 이를 합쳐 ‘영동 삼수’라 일컫는다.




달이 뜨는 곳이란 의미의 달이산에 있는 옥계(玉溪)폭포는 산을 탈 필요 없는 곳이다. 폭포 인근에 마련된 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옥계폭포는 박연폭포로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왕산악, 우륵과 더불어 3대 악성인 박연은 조선시대 왕실 행사에 사용되던 음악인 아악을 정립했다. 영동 출신의 박연은 옥계폭포에서 피리를 불다 주변에 핀 난초를 보고는 ‘난초 난(蘭)’에 ‘시내 계(溪)’ 자를 합쳐 호를 ‘난계’로 지었다고 한다.

‘콸콸콸’ 흐르는 폭포를 기대했다면 접자. ‘졸졸졸’이란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한여름 무더위만 지속되고 이를 식혀줄 비가 내리질 않다 보니 수량이 많지 않다. 비가 한번 쏟아져야 제 모습이 나올 듯싶다. 하지만 수량이 적다 보니 오히려 초록 이끼로 덮인 폭포 벽 등이 자세히 보인다.

충북 영동의 옥계폭포는 3대 악성인 박연이 피리를 부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박연폭포라는 별칭으로 불리게 됐다. 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옥계폭포의 ‘옥’은 여성을 의미하고, 폭포도 여자가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폭포 아래에는 남성을 뜻하는 양바위가 자리잡고 있다.
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옥계폭포의 ‘옥’은 여성을 의미하고, 폭포도 여자가 누워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폭포 아래에는 큰 바위 덩어리가 하나 있다. 남근을 상징하는 양바위다. 예전에 주민들은 폭포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양바위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후 마을 남성들이 목숨을 잃는 일이 끊이질 않았다. 양바위를 옮겨서 벌어진 일이라 생각한 주민들은 다시 양바위를 폭포 옆으로 옮겨놨다고 한다. 이후 마을은 평온해졌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또 폭포 위에서 그네를 타다 줄이 끊어져 파랑새로 다시 태어나 폭포 주변을 떠돈다는 부부 이야기도 전해진다.

한천마을 상류에서부터 약 20㎞를 흐르는 물한계곡은 민주지산, 삼도봉, 석기봉, 각호산 등 해발 1000m 산들로 둘러싸여 있다. 신갈나무, 서어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고 고라니, 오소리, 고슴도치 등 곳곳에 야생 동식물이 살고 있는 생태관광지다. 특히 황룡사에서부터 용소(무지개소)에 이르는 구간이 가장 아름답다. 차에서 내린 후 20분 정도 걸어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꼭 이곳이 아니더라도 계곡 내 그늘진 곳 어디에나 자리를 펴면 더위를 날릴 수 있다.

금강은 이름이 다양하다. 호수처럼 잔잔하다고 해서 호강이라 불리기도 한다. 호남은 호강의 남쪽을 뜻하는 말이다. 전북 장수에서는 뜸봉샘, 무주에선 남대천, 금산에선 적벽강, 부여에선 백마강 등으로 불린다.

영동에선 금강을 양강으로 부른다. 영동 양산면을 흐르는 강이어서 붙은 말이다. 영동을 가로지르는 양강이 이루는 절경 중 가장 유명한 곳이 강선대다. 유유히 흐르는 양강 위 우뚝 솟은 바위 위에 서 있는 정자인 강선대는 고상한 멋을 풍긴다. 강선대는 물과 바위, 소나무가 어울려 삼합을 이룬 곳이라고도 한다. 강선대에서 강을 바라보면 중간에 바위 하나가 툭 튀어나와 있다. 용바위다. 선녀가 강선대 풍경에 빠져 목욕을 했는데, 이를 훔쳐보던 용이 승천하지 못한 채 바위로 변했다. 

이 외에도 봉황이 머물던 곳이라 불리던 봉황대와 양강 주변에서 선비들이 풍류를 즐겼다는 함벽정, 여의정, 자풍서당 등이 절경을 이루며 서 있다. 또 이곳에 물놀이장, 야영장 등이 잘 갖춰진 송호관광지가 있어 여행객들을 유혹한다. 양강의 정취와 함께 자연을 느끼며 가족들이 여름을 지내기 안성맞춤이다.

영동 물한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다 보면 삼복더위를 잊게 된다.
한국관광공사 김응상 세종충북지사장은 “충북은 바다가 없는 내륙이지만 맑고 깨끗한 산과 계곡에서 시원하게 여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라며 “영동은 국악과 와인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여행지”라고 말했다.

영동=글·사진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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