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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쉼'…시티 바캉스 즐겨볼까

입력 : 2016-08-18 13:50:00 수정 : 2016-08-17 20: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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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안보이는 폭염, 바리바리 챙겨 떠나기도 지쳤다면…
멀리 가지 않고도 도심 속 숨겨진 알짜 포인트를 찾아보자
서울 상암동 북바이북에선 독자들이 서평을 작성해 책마다 꽂아놨다.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미 여름휴가도 다녀왔다. 더위를 피해 멀리 떠나자니 시간이 많지 않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굳이 산으로 바다로 가지 않아도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다. 도심에서 또는 도시 근처를 둘러보자. 의외로 주변에 숨겨진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볼 데도 갈 데도 많다. 이런 무더위에 숨은 곳을 찾기보단 서울 중심 청계천을 찾자. 시원한 청계천을 걸은 뒤 국내 대표 서점인 영풍문고와 교보문고를 들르자. 최근 새롭게 단장한 영풍문고는 서가 곳곳을 ‘개인의 서재’ 형식으로 꾸며 안락하게 책을 읽고 접할 수 있도록 했다. 교보문고 역시 독서와 휴식을 위한 공간을 구석구석에 배치했다. 5만년 된 카우리소나무로 만든 테이블 2개를 이어 붙인 독서공간이 이색적이다. 100여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책을 읽는 풍경이 마치 도서관 같다. 인터파크 명동 북파크는 명동성당 1898광장에 자리한 서점이다. 자그마한 서점에 카페가 있어 아늑한 분위기에서 독서를 즐기기 좋다.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책맥’이 유행이다.

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데 시원한 생맥주만 한 것이 또 있을까. 상암동에 자리한 북바이북은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책맥’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책과 맥주의 합성어인 책맥은 맥주를 마시며 책 읽기를 즐기는 새로운 독서문화다. 작가와 만남, 미니콘서트 같은 흥미로운 이벤트도 열린다. 금요일에는 주경야독 삼매경에 빠져보자. 북티크 논현점은 금요일마다 ‘심야책방’을 연다. 더위에 잠 못 이루는 밤, 열대야도 피하고 책도 읽고 일석이조 피서지다.

남도 여행지 중 한 곳인 목포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갓바위다. 갓바위 주변으로는 아이들과 함께 돌아볼 만한 전시관과 박물관이 여러 곳이다. 첫걸음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해양유물전시관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신안선실이다. 신안선은 중국 원나라 무역선으로 일본에 가다가 난파됐다. 1975년 신안군 증도 앞바다에서 한 어부가 발견했다. 실제 크기로 복원된 선박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커서 놀라고, 전시된 도자기들이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서 또 한 번 놀란다.

해양유물전시관 건너편은 목포자연사박물관이다. 넓은 잔디밭 앞에는 호랑이며 하마 등 조형물이 가득하고, 박물관에 들어서면 거대한 공룡 화석이 반긴다. 2009년 전남 신안군 압해도에서 발견된 육식공룡 알 둥지 화석도 보는 이를 놀라게 한다. 코뿔소와 살쾡이, 고라니 등 실제 박제품이 금방 살아 움직일 듯 생생하다.

유달산 자락에 위치한 구도심 곳곳에도 근대 유적이 있다. 출발지 노적봉까지 차로 올라간다. 노적봉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정유재란 때 짚으로 덮어 군량미처럼 보이게 해서 왜구를 속였다는 바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목포의 전경도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노적봉 바로 아래 목포근대역사관 1관이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영사관으로 사용된 건물이다. 붉은 벽돌로 지은 건물이 영화 세트처럼 아기자기하다. 동양척식주식회사 목포지점으로 사용된 목포근대역사관 2관에는 일제 침략사 관련 사진이 전시돼 있다.

대전에서 조금 눈을 돌리면 다양한 자연 여행지를 만날 수 있다. 서구 장안로에 자리한 장태산자연휴양림이 대표적이다. 장태산자연휴양림은 ‘살아 있는 화석 식물’이라 불리는 메타세쿼이아숲이다. 휴양림 82㏊ 중 20여㏊가 메타세쿼이아숲이다. 숲으로 들어서면 나무 장벽을 두른 듯 서늘한 공기가 여행자를 맞이한다. 돗자리 하나 들고 찾아가 쉬기 좋은 장소다. 휴양림 숲속어드벤처는 관리사무소 앞 경사로에서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지나가는 데크 로드를 거쳐 높이 27m 스카이타워까지 이어진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 구간은 스카이타워 전망대로 올라가는 스카이웨이다. 달팽이처럼 빙글빙글 도는 경사로 구간이다 보니 오르는 것만으로 어지럼증이 느껴진다.

더위를 피해 대전을 즐기는 또 다른 자연 여행지는 동구에 자리한 식장산이다. 대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시가지와 대청호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의 진가는 밤에 나타난다. 도심이 환하게 불을 밝히면 대전의 산과 호수가 어둠에 잠기며 별 모양 야경을 만든다.

경북 포항엔 햇살이 눈부신 영일대해수욕장, 낭만 가득한 운하, 호젓하게 걷기 좋은 오어지둘레길 등 마음을 풀어놓고 쉴 곳이 많다. 영일대해수욕장은 1975년 북부해수욕장으로 문을 열었다. 2013년 국내 최초 해상 누각 영일대가 만들어진 뒤 이름이 바꿨다. 경복궁 경회루를 모델로 삼은 영일대 2층에 올라 바다를 보면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린다.

포항의 낭만을 대표하는 곳이 포항운하다. 포항운하는 해도동 형산강 입구부터 동빈내항까지 1.3㎞ 구간에 폭 15∼26m로 만들어졌다. 원래 물길이던 곳을 산업화로 매립했는데, 동빈내항 복원사업으로 새롭게 조성했다. 흐르는 강물을 따라 드넓은 바다를 만나는 기분이 짜릿하다. 포항운하관 앞 선착장에서 출발하면 죽도시장과 동빈내항, 송도해수욕장을 거쳐 약 8㎞를 달린다.

포항에는 걷기 좋은 길도 여럿이다. 포항은 바다와 204㎞나 맞닿아 있다. 이 중 남구 동해면과 구룡포읍, 호미곶면, 장기면까지 해안선 58㎞가 호미해안둘레길이다. 기암절벽과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감상하는 길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구간은 입암리 선바우에서 마산리까지 700m다. 이전에는 절벽과 파도로 접근하지 못했는데, 해상 데크 로드가 놓여 근사한 풍광을 볼 수 있다.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는 하선대와 힌디기, 선바우, 여왕의 왕관을 닮은 여왕바위, 계곡바위, 킹콩바위 등이 걷는 재미를 더한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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