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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아파트에서 유기견들 키우는 할머니…이웃은 무슨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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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25 13:36:35 수정 : 2016-08-25 13:5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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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아파트에 산다면 그리고 이웃 할머니가 유기견 다수를 키운다면 날마다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은가?

짖어대는 개 울음과 복도를 쓸고 다니는 발소리에 신경이 곤두설지도 모른다. 할머니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 등 외신들에 따르면 산시(陝西) 성 시안(西安) 시 린퉁(臨潼) 구에 있는 한 아파트 주민들이 78세 할머니가 키우는 유기견들 때문에 관리소 측에 끊임없이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정확한 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씨 할머니 집에는 보기에도 열 마리는 족히 넘는 유기견이 살고 있다. 모두 할머니가 길에서 주워온 개들로, 지금은 출가해 연락을 끊은 딸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유기견을 데려오기 시작했다.

정씨는 “남편은 오래전에 죽었다”며 “딸이 어렸을 때 우리는 남들이 흔히 보는 TV조차 없어 개와 함께 지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딸과 둘만 남은 외로움을 달래려 유기견을 데려온 셈이다.

사연이 있지만 이웃은 할머니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지나칠 정도로 많은 유기견 때문에 오히려 불편이 가중된다고 주장했다.

한 이웃 주민은 “1년 넘게 이곳에 살고 있다”며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이사를 가야 할지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정씨가 사는 층에는 총 다섯 가구가 있었는데, 이 중 두 가구는 텅 빈 상태다. 자세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씨가 키우는 유기견들 때문에 누군가 새로 이사 오기를 꺼렸을 가능성도 있다.

아파트 관리소 직원들도 애먹기는 마찬가지다. 매일 아침 복도를 청소하는데, 정씨가 사는 층에 오면 살균제까지 뿌리는 실정이다.

정씨 할머니가 아침마다 개들을 산책시키는 탓에 복도가 시끄럽다. 심지어 할머니는 복도에서 몇몇 개들에게 먹이도 준다.

정씨는 “우리는 서로를 돌보고 있다”며 “만약 개들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인민망은 “할머니의 문제가 잘 풀리기를 바란다”며 “유기견들을 어떻게 해야겠느냐”고 네티즌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어 “개들이 팔려나간다면 할머니는 어디에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야 하느냐”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인민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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