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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무심하시지" 강진에 생사 오가는 伊 어린이들

입력 : 2016-08-25 17:09:23 수정 : 2016-08-25 17: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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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손주 침대밑에 밀어넣어 생존·2차례지진 생존자는 18개월딸 잃어
24일(현지시간) 새벽 이탈리아 중부 강진으로 목숨을 잃은 247명 가운데 상당수가 어린이로 파악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전통적인 휴가철인 데다 이번 주말 아마트리치아나 파스타 본고장인 라치오주 아마트리체에서 파스타 축제가 예정돼 있어 가족 휴가객이 많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요 통신사들과 현지 언론은 잔해 더미에서 극적으로 구조된 어린이들과 안타깝게 숨진 어린이들의 사연을 전했다.

레마르케 주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서는 지진 발생 18시간 만에 소방관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를 손으로 헤치고 부서진 돌과 앙상하게 드러난 철골 사이에 갇혀 있던 10살 여자아이를 무사히 구해냈다. 

이 마을에서는 할머니의 발 빠른 대응에 4, 7살 난 손주들이 목숨을 구하는 일도 있었다.

이 할머니는 진동이 시작되자 손주들을 재빨리 침대 아래로 밀어 넣었고 아이들은 모두 목숨을 건졌다. 할머니도 함께 살아남았지만, 할아버지는 그만 목숨을 잃었다. 

이렇게 운 좋게 살아남은 어린이들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많았다.

라치오주 아쿠몰리에서는 안드레아 투초 가족의 집이 무너지면서 투초 부부와 8살 아들 리카르도, 생후 7개월 된 막내아들 스테파노가 함께 숨졌다.

구조대원들이 아기의 시신을 작은 담요에 감싸 수습하는 것을 본 아이들의 할머니는 "신이 순식간에 모든 것을 앗아갔다"며 하늘을 원망했다.

아마트리체에서도 두 자녀를 포함한 가족 4명이 새벽잠을 자다가 일어난 지진에 숨지고 말았다.

이 지역과 멀지 않은 라퀼라에서 2009년에 발생한 지진에 이어 이번 지진에서도 살아남았지만 18개월 된 딸을 잃은 안타까운 일도 일어났다.

라퀼라 지진의 악몽을 안고 아르콰타 델 트론토로 이주한 마르티나 투르코는 집에서 잠을 자다가 일어난 지진에 딸 마리솔 피에르마리니를 잃었다고 영국 매체들이 ANSA 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투르코는 잔해 더미에서 구조되고 나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7살 쌍둥이 형제가 함께 변을 당했다가 한 명은 숨지고 다른 한 명은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있다.

또한 지진 피해가 컸던 페스카라 델 트론토에서는 수습된 희생자들의 시신이 어린이 공원에 임시로 안치된 참혹한 모습도 보였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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