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파스타축제’ 앞두고 관광객 몰려… 인명피해 커진 듯

입력 : 2016-08-25 19:16:43 수정 : 2016-08-25 23:01:1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탈리아 강진 현재 241명 사망 “아이가 있다.”

이탈리아 중부에서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나면서 건물 잔해 등에 매몰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사례나 지진 발생 당시 처참했던 상황이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 24일 오전 3시36분(현지시간), 새벽 시간 때 강진이 발생하면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이 많아 희생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진 직격탄을 맞은 아마트리체는 파스타 축제를 앞두고 여름 휴가객이 몰리면서 외부인들도 수백∼수천명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 인명피해가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살았다” 24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중부에서 규모 6.2의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마르케주 페스카라델트론토에서 건물 잔해에 파묻혔던 소녀가 소방관과 주변 사람들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스카이 TG24 캡처. 연합뉴스
이탈리아 당국은 25일 오전 현재 241명이 사망했고, 264명이 다친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라치오주에서 가장 피해가 심한 아마트리체와 아쿠몰리에서만 수백명이 잔해더미에서 구조됐다.

마르케주 페스카라델트론토에서는 소방관들이 건물 잔해에 파묻힌 어린 소녀를 구해내는 장면이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소방관들이 장갑만 낀 손으로 부러진 나무판과 돌, 흙먼지를 걷어내자 아이의 맨발이 드러난다. 누군가 “아이가 살아있다”고 외치자, 사람들이 잔해더미를 치우기 위해 달려들었다. 결국 소방관이 회색 먼지를 뒤집어쓴 아이를 끌어안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질렀다. “예쁜 소녀”(Bella ragazza)라며 잘 버텨준 아이를 칭찬하는 소리도 들린다. 아이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신원이나 상태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현장에서 한 남성이 “줄리아”라고 외치는 모습이 목격됐고, 소녀의 나이가 10세 또는 8세라는 보도가 엇갈렸다.

라치오·마르케주 외에 진앙인 노르차가 속한 움브리아주에서도 필사적인 구조작업이 이어졌다. 아시시의 카포다콰에서는 한 구조대원이 옷과 손에 피가 묻은 채 돌무더기에 갇힌 여성을 안심시키기 위해 일상적인 대화를 시도하는 영상이 감동을 주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이 여성은 결국 구조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이탈리아 삼림공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강진 당시 상황과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최대 피해지 중 한 곳인 아마트리체 주민 마우로 마시밀리아노는 “정말, 정말 끔찍했고 너무 무서웠다. 그 소리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내가 아는 많은 사람이 죽거나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잠옷에 슬리퍼 차림의 한 여성은 처참하게 파괴된 마을을 바라보며 “전쟁터 같다”고 말했고, 다른 여성은 “종말이 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스타 ‘아마트리치아나’의 탄생지인 아마트리체는 이번 주말 축제가 예정돼 있었다. 70여명이 묵고 있는 한 호텔에서는 11살 소년 등 시신 5구가 확인됐지만, 다른 투숙객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름 휴가지인 아쿠몰리에서도 8살과 8개월 자녀 등 외부에서 휴가온 일가족 4명이 잔해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리에티현 레오네사에 사는 잔니 팔로타는 도울 일을 찾아 피해가 집중된 아쿠몰리로 차를 몰았고, 현장에서 지옥을 목격했다. 그는 “집은 다 무너지고 거리에는 시신이 널려 있고, 다친 사람들은 피를 흘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며 “여자들은 비명을 지르며 남편과 아이들을 찾고 있었다”고 참혹한 현장을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진 발생 소식에 깊은 애도를 표시하고 바티칸 소방대원들을 지진 현장에 급파해 구조작업을 돕도록 했다고 교황청이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애도와 미국의 지원 방침을 밝혔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도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에게 위로의 뜻을 보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