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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속 인물 통해본 각 나라 독립·건국·민주주의 여정

입력 : 2016-08-26 19:50:11 수정 : 2016-08-26 19:5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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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시나씨 지음/헤이북스/1만6800원
누구를 기억할 것인가/ 알파고 시나씨 지음/헤이북스/1만6800원


신사임당, 세종대왕, 이이, 이황, 이순신. 우리 화폐에 그려져 있는 인물이다. 누구라도 존경하는 조상들이며, 우리가 자랑스러워하고 기억하고 싶은 역사를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이런 사정은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여서 화폐 인물이 각 국가에서 가지는 의미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책은 화폐 인물을 통해 그 나라의 역사, 특히 자유, 독립, 건국, 민주주의를 쟁취해 간 여정을 소개한다.

네사우알코요틀(1402∼1472년), 낯설고 발음조차 힘든 이 이름의 주인공은 멕시코 100페소 지폐에서 만나게 되는 인물로, 아즈텍 문명을 이끌었던 왕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아즈텍 문명의 중심지인 테노치티틀란(지금의 멕시코시티) 인근에 있는 텍스코코라는 도시국가의 왕자였다. 그러나 아버지가 암살 당하고 나라를 뺏기면서 테노치티틀란으로 망명했고 여기서 군주 교육을 받았다. 네사우알코요틀은 1426년 나라를 되찾았고, 주변의 도시국가를 하나씩 점령해 영토를 넓혀가며 황금기를 열었다. 법치주의 확대를 토대로 한 사회안전망 확립, 신전 건립 통한 ‘인간 제물’ 근절, 당대 최대 규모의 도서관 건립 등이 업적으로 꼽힌다. 그의 시집이 아직도 남아 전하고 있어 ‘시인 왕’이라는 낭만적인 별명으로도 후손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저자는 베네수엘라의 100볼리바르 지폐에 그려진 시몬 볼리바르(1783∼1830년)를 소개하면서 “이 영웅의 삶과 그의 비전을 모르고는 남미 정치학에 입문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볼리바르는 남미 대륙 최고의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다. 큰 부자로 엘리트 교육까지 받았지만 크리올(유럽인과 남미 현지인의 혼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던 그는 스페인 총독부 정권에 깊은 반감을 갖고 있었다. 그의 독립운동은 1819년 성과를 일궜다. 이해 8월 콜롬비아를 해방시켰고, 12월에는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남미의 스페인 식민지 국가들을 하나의 연방으로 묶는 ‘대콜롬비아 공화국’을 선언했다. 볼리바르의 승리는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 파나마 등을 스페인으로부터 해방시키는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대콜롬비아 공화국을 실현하겠다는 염원은 이루지 못했다. 저자는 “서로의 이해관계에 얽매이고 볼리바르의 이상을 이해하지 못한 동시대 사람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서, 결국 볼리바르의 꿈은 스러지고 말았다”고 적었다.

각국의 역사를 깊이 있게 파헤치고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 책은 아니다. 화폐 인물과 관련된 역사를 일별하듯 소개하는 대중 교양서라고 해야 하겠다. 접근 방법이 독특해 흥미롭고 남미, 남부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잘 알려지지 않는 나라의 역사를 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강구열 기자 river9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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