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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도로표지판 영문 삭제 검토…"국제도시 포기하나"

입력 : 2016-08-26 17:02:37 수정 : 2016-08-26 17: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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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시 정부가 도로표지판의 영문 표기를 없애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상하이 지방매체인 동방일보(東方日報)가 26일 보도했다.

중문 한자를 읽지 못하는 상하이의 외국인 거주자들은 생활상의 불편과 함께 국제도시로서 상하이의 이미지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현재의 상하이의 도로 안내표지
상하이시 노정(路政)국은 최근 '도로 안내표지 설치규정'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오는 30일까지 시민들을 상대로 도로 및 교통표지를 중문 한자로만 표기하는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왕웨이펑(王維鳳) 노정국 처장은 "그동안 도로안내표지는 중문과 영문을 병기해왔으나 대부분의 도로명과 지명 정보의 영문 표기는 병음 위주여서 실제 이용률이 높지 않다"고 영문표기를 빼려는 이유를 설명했다.

병음(평<손수변幷>音)은 중국어 한자음을 로마자로 표기하는 발음부호이다.

아울러 이 아이디어가 도로 및 교통 표지판에 중문 한자를 더 크게 표기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운전자들이 더 잘 인식할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상하이의 주요 교통중심지나 교차로, 상업지구에서는 영문이나 병음 표지판을 없애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문표기를 없애는데 대해 상하이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길을 잃는 등 생활상의 불편이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관영 영문지 차이나데일리가 전했다. 상하이시의 공식적인 외국인 상주인구는 20만명에 달한다.

상당수 서구계 외국인들은 "병음까지는 해독이 가능하지만 한자를 읽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실토했다.

상하이의 외국인 거주자들이 현지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 중국어나 중문을 해독하지 못해도 자국어로 필기시험을 치를 수 있었던 것과 비교해 상반되는 조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하이 노정국의 설문조사도 중문으로만 돼 있어 중국어를 읽지 못하는 외국인 체류자들은 아예 의견수렴 대상에서 배제됐다.

이런 '퇴보'에 대해 한 외국인 네티즌은 "상하이는 이제 더 이상 국제도시가 아닌 것이냐"고 묻기도 했다.

하지만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의 중국 네티즌들은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지 않느냐, 왜 중국어를 한마디로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중국에 와서 중국어를 배우려는 노력도 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표지판 변경에 따라 상하이시가 치르게 될 엄청난 비용 부담을 우려하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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