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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그치자 찔끔 빗방울… 하늘이 원망스런 농심

입력 : 2016-08-28 19:33:19 수정 : 2016-08-29 00: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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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기 앞둔 남부 지역 ‘비상’ “한 뿌리라도 더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봤지만 소용 없었어요. 한 달여 만에 비가 내려 폭염피해는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 같지만 양이 워낙 적어 해갈에는 역부족입니다.”

전북 김제시 용지면 예촌리에서 30년째 인삼농사를 짓고 있는 신은식(59)씨는 28일 어둠이 채 가시기 전부터 인삼밭을 찾았다. 지난 밤 사이 비를 맞기 위해 잠시 걷어둔 가림막을 해가 뜨기 전에 다시 설치하기 위해서다. 신씨는 폭염 피해의 직격탄을 맞았다. 전체 인삼재배 면적 15만㎡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만㎡가 이미 황무지로 변했다.

고온과 강수량 부족으로 이씨와 같이 피해를 입은 인삼재배농가는 이 마을에서만 10여 가구 11.8㏊에 이른다. 인근 완주·부안 등 지역에서는 밭작물 시듦 현상이 2만861㏊에 걸쳐 나타났다.

전북지역에는 26일부터 이날까지 간간이 비가 내려 기승을 부리던 폭염이 한 풀 꺾였다. 하지만 강수량은 2.0∼20㎜에 그쳐 메마른 땅속을 적시기엔 역부족이다. 최근 두 달간 강수량도 평년 대비 61% 수준인 587㎜에 불과했고, 저수율도 54%에 머물고 있다.


폭염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물 부족현상은 한창 여물고 있는 농작물에 큰 피해를 끼치고 있다. 전남에서는 영광·신안·장흥군 등 서남해안을 중심으로 벼 5000㏊가 잎마름 피해를 입었다. 내륙지역의 콩과 고추, 참깨 등 노지 재배 밭작물 피해도 4800㏊에 달하고 있다. 7∼8월 전남지역 강수량은 221㎜, 저수율은 46.2%로 평년(443㎜, 72.6%)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정읍시 감곡면 화복리에 사는 주민 박병옥(56)씨는 “시에서 살수차를 동원하고 농민들도 가정에서 수돗물까지 끌어다 대봤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며 “가뭄피해는 벼 재해보험에서도 제외돼 있어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경남 남해군 이동면 등 6개 읍면 벼 재배지 50㏊에서도 논 마름 현상이 확산돼 레미콘 차량까지 동원해 20여일째 긴급 용수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수확기에 접어든 전북과 경북, 충북 보은지역 사과 농가의 피해 또한 심각하다.

무주군 무풍면 철목리에서는 230개 농가의 사과밭 35㏊가 뜨거운 햇볕을 견디지 못해 과육이 누렇게 썪는 일소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출하를 앞둔 조생종 홍로 938t(40억원)이 상품가치를 상실해 망연자실해하고 있다. 사과 일소피해는 경남 거창군 거창읍과 북상면, 고제면 일대 농가 34㏊에서도 발생했다. 전체 재배면적의 5∼6%로 평년(2∼3%)보다 2배 이상 확산되고 있다.

전국 각 지자체는 이번 비에도 농작물 피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비상대책반을 유지, 비상급수와 관정지원 등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전주=김동욱 기자, 전국종합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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