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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 도로 위의 '시한폭탄'…눈감고 달리는 화물차

입력 : 2016-08-28 18:48:10 수정 : 2016-08-29 11: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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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졸음운전 사고의 26% 차지/과속·과적·장거리 야간운행 빈번 졸면서 운전하는 화물차량이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이들 차량은 눈 깜짝할 사이에 많은 사람의 목숨까지 앗아가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다. 큰 덩치에 많은 화물을 싣고 달리는 화물차의 졸음운전 사고는 그 규모와 피해가 막심하다. ‘도로 위의 살인무기’라고 불리는 이유다.


지난 14일 오후 2시 10분쯤 전남 여수시 만흥동 엑스포 자동차 전용도로 마래터널에서 시멘트를 운반하던 트레일러가 정차해 있는 차량을 들이받았다. 사진은 사고 후 현장수습 모습.
여수소방서 제공=연합뉴스
2주 전에도 전남 여수 자동차전용도로의 한 터널에서 시멘트를 운반하던 트레일러 운전자가 졸면서 14중 추돌사고가 나 2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졸음운전 사고 차량의 4대 중 1대가 장거리, 야간운전이 잦은 화물차량이 차지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경찰과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고속도로의 졸음운전 사고는 모두 660건이다. 이 중 국내 전체 등록 차량(2000만대)의 2.2%(44만대)에 불과한 화물차의 사고 비중이 26.5%(175건)로 나타났다. 특히 2012∼2014년 고속도로에서 화물차의 졸음운전에 따른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22.4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2.3보다 10배 가까이 높았다.


지난 23일 오전 2시55분쯤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에서 윤모(72)씨가 몰던 5t 화물트럭에서 건축자재용 철판(가로 120㎝·세로 50㎝) 70여개가 갑자기 쏟아져 내렸다. 운전 중 깜박 존 윤씨가 차량이 앞 차와 바짝 붙은 것을 보고 급히 핸들을 꺾으면서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뒤따르던 차량 29대가 바닥에 떨어진 철판을 피하지 못해 차체와 타이어 등이 파손되고 이 일대 차량 통행이 2시간 가량 지연됐다.

이같이 화물차 졸음운전 사고가 빈발하는 원인으로 화물운송 업계의 구조적 문제가 꼽힌다. 지입제와 다단계 하청, 저운임 구조 등 업계의 고질적 병폐에다 야간 고속도로통행료 할인제도 등이 맞물려 화물차 운전자들을 과속·과적·야간 운행으로 내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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