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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부활한 친문… ‘좌클릭’ 선언

입력 : 2016-08-28 18:46:01 수정 : 2016-08-28 22: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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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추미애호 출발부터 '좌클릭' 더불어민주당이 8·27 전당대회를 통해 ‘친문’(친문재인) 지도부 체제를 구축했다.

친문 진영의 집중 지원을 받은 추미애(5선·서울 광진을) 후보는 2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54.03%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새 당대표에 올랐다. 추 신임 대표와 함께 더민주를 이끌 최고위원 8명도 모두 친문 인사로 채워졌다. 지난 2월 분당 사태와 당 지지율 폭락 위기에서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에게 당권을 넘기고 2선으로 물러났던 친문 세력이 6개월여 만에 화려하게 부활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더민주의 친문 색채가 이전보다 훨씬 더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4월 총선 참패 책임론에 휩싸여 궁지에 몰리던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 진영도 8·9 전대에서 지도부의 주요 포스트를 싹쓸이한 것을 고려하면 정치권이 돌고 돌아 도로 ‘친박 대 친문’의 강대강 구도로 짜여진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가 2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국대의원대회에서 경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한 손에 꽃다발을 든 채 당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이 같은 정치 지형은 내년 대선까지 정국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선명 야당’을 내세우는 추 대표와 ‘대통령의 입’을 자처하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각종 현안에 대해 강경한 태도로 대립과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추 대표는 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대통령이 국민이 가라는 길을 외면하면 단호히 맞서겠다”며 “고난과 탄압이 있어도 그 길을 가야 선명하고 강한 야당이 되고 수권비전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대표 시절의 중도실용주의 노선을 폐기하고 예전 전투적 야당으로의 ‘좌클릭’을 추진하겠다는 공개 선언으로 들린다.

추 대표가 특히 당선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이제 당대표로서 당론을 뚜렷이 해서 한반도에서 지정학적 충돌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대북 안보 분야에서 뚜렷한 변화가 점쳐진다. 김 전 대표가 안보 이슈의 정치 쟁점화를 의도적으로 피했던 것과 달리 추 대표 체제에선 여야 간 안보 논란이 전면화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여야의 친박, 친문 독주체제 구축은 내년 대권 경쟁구도 및 새판짜기 움직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여야 모두 주류 측 대권 주자가 당내 경선에서 월등히 유리한 조건을 확보함에 따라 비주류 인사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의 김종희 사무총장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전대 결과에 대해 “친문당 완성 축하한다. 그러나 국민은 거기에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도 “친박 대표에 이어 친문 대표다. 이것이 우리 정치현실”이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야권 비주류가 주축이 되는 ‘비문(비문재인) 대권연대’나 친박·친문을 모두 배제한 ‘중간 플랫폼론’, ‘제3지대론’ 등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청와대는 이날 추 대표 선출 관련해 일체의 언급을 피하며 침묵으로 일관했다.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은 “당장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각종 경제활성화법, 개혁법안의 통과, 민생추경의 처리에도 적극 앞장서 달라”고만 촉구했다.

김동진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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