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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임산물 종자산업 키워야 임업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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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30 21:35:47 수정 : 2016-08-30 21: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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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이면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인 한가위가 돌아온다. 추석날은 조상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차례를 지내는데 이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임산물이 있다. 바로 조율이시(棗栗梨枾)에서 조(대추), 율(밤), 시(감)가 그것이다.

최근 중국에서 수입한 값싼 임산물이 알게 모르게 차례상에 오르는 일이 잦아졌다. 저성장시대에 지갑이 얇아진 탓도 있지만 원산지를 속여 파는 일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출처미상의 외국산 임산물 종자·종묘가 유통돼 국내에서 자라고 열매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생산된 외국종 임산물의 유통은 잠재적으로 원 종자보유국으로부터 제소를 당하거나 로열티를 요구받는 등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국제사회가 종자를 포함한 생명자원 보유국의 배타적 권리를 인정하면서 자국의 종자를 지키고 외국산 종자를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김남균 한국임업진흥원장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정부에서도 ‘2020 종자산업 육성대책’을 마련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임업분야에서는 국립산림과학원 주축의 종자산업 육성정책인 ‘골든 시드 프로젝트’(GSP·Golden Seed Project)에 참여 중이다. 하지만 임산물 지원 79개 품목 중 표고버섯만 프로젝트에 포함됐고 연구인력 부족으로 생산량이 많은 밤, 대추, 호두 등 특정품목에 연구가 집중돼 왔다. 이런 가운데 경북 영주에 산림약용자원연구소가 개원돼 그나마 다행이다.

올해 상반기의 주요 10개 품목(밤, 떫은감, 호두, 대추, 표고버섯, 더덕, 복분자딸기, 음나무, 고사리, 산양삼) 주산지의 신품종 보급 및 유통실태를 조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결과 밤, 호두의 경우 재래종이나 개발품종보다 일본이나 중국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표고버섯은 톱밥배지 재배가 증가하면서 중국산 배지(종균)의 안전성 검증과 국산 종균 개발, 배지품질 향상이 시급했다. 그중 산양삼은 등록 품종이 없고 출원 중인 품종도 1건뿐이다. 식재 후 종자 결실에 3∼5년이 소요되고 그동안 음성적으로 재배되던 관행이 문제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충북 충주에 산양삼 종자공급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고령화와 1인 가구의 증가 등 인구통계학적 변화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산림에서 자연상태로 재배한 청정먹거리가 부각되고 있다. 이에 한국임업진흥원은 종자에서부터 생산된 임산물까지 잔류농약 검사를 통해 검증하고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청정숲푸드 인증사업을 시작했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은 베고 죽는다’는 말처럼 우리 조상들은 종자를 목숨만큼 소중히 여기었다. 종자전쟁 시대에 자원의 확보는 더 어려워지고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값싼 임산물 수입은 증가하고 있다. 반면 임업인구의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내 임업경쟁력은 취약하다. 이에 우수한 토종 임산물 품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과 투명한 유통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임산물 생산성과 품질 향상에 가장 기초적인 토대가 될 것이다.

김남균 한국임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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