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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제가 뭘 잘못했죠?"…여자탈의실 근처 자폐증 소년의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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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8-31 15:28:27 수정 : 2016-09-01 09: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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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수영장에 갔던 호주의 한 자폐증 소년이 여성 탈의실 근처에 서 있었다는 이유로 다른 여성 손님의 지적을 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소년의 엄마는 자폐증 아들을 둔 심경과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등을 페이스북에 게재했으며, 그를 응원하는 네티즌들 목소리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호주판 등 외신들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배서스트에 사는 조디 카터는 최근 아들 루카스(10)를 데리고 동네 수영장으로 향했다.

조디가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간 사이 루카스는 여성 탈의실 근처에 서 있었다.

문제가 터졌다. 탈의실에 온 다른 여성 손님이 문 앞에 있는 루카스를 보고는 불쾌함을 표시한 것이다. 이 여성은 수영장 측에도 불만을 제기했다.

조디는 수영장 직원으로부터 한 여성 손님이 아들의 미소에 ‘위협감’을 느꼈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여성 손님에게 미소를 지었던 루카스는 당황했다. 소년은 집으로 돌아오면서 엄마에게 “자폐증이 뭐예요?”라며 수없이 물었다.



조디는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서 “아들이 열 살이기는 하지만, 다른 열 살 소년들보다는 덜 위협적일 것”이라며 “밤새 내내 운 아들은 내게 ‘자폐아가 뭐예요?’라고 물어왔다”고 말했다.

조디는 “‘네가 좀 더 특별한 아이라는 뜻이야’라는 답을 했다”며 “루카스는 ‘제가 뭘 잘못한 거죠?’라고 되물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누군가를 향해 미소 짓는다는 건 아들에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라고 했다.

해당 수영장에는 여섯 살을 넘긴 남자아이는 여성 탈의실에 갈 수 없다는 규정이 있으나, 루카스에게는 예외다. 스스로를 보살필 수 없는 탓에 보호자가 늘 함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디는 “그 일이 있고 난 후부터 수영장에 갈 때마다 생각이 난다”며 “매번 가슴이 쓰리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조디를 응원했다.

대부분 여성손님의 말이 잘못됐다고 지적한 가운데, 한 네티즌은 “나도 자폐증 앓는 아들을 수영장에 데려갈 때마다 탈의실 근처에 세워둔다”며 “아들이 홀로 남성 탈의실에 들어갈 때면 무슨 일이 생길까 걱정돼 귀를 쫑긋 세운다”고 댓글을 달았다.

데일리메일은 “해당 수영장에는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이나 탈의실이 없다”고 전했다.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법이 없는 셈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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