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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마오리족 음악인 "한글 만든 세종대왕 인상 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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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9-06 21:37:25 수정 : 2016-09-07 10: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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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마오리족 음악인인 타마 와이파라는 “마오리족은 할머니 세대까지만 해도 마오리어를 하는 게 금지됐고 문자가 없었기에 백성을 사랑해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이 인상 깊다”고 말했다. 이재문 기자
“한국에 처음 와봤지만 한국 문화가 친밀하고 정교하게 느껴집니다. 길에서 나이 든 여성, 할머니를 보면 우리 이모가 생각 나더라고요. 본인들이 이 말을 들으면 놀라겠지만요.”

뉴질랜드 마오리족 예술가 타마 와이파라가 한국을 찾았다. 세계 문화계 리더들의 교류를 위한 ‘문화소통포럼 2016’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6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만난 와이파라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많은 영감을 느꼈고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싶어졌다”며 “뉴질랜드는 영국, 유럽, 미국 등 서양에 비중을 두는데 사실 우리는 아시아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악기 연주자이자 싱어송라이터, 작곡가, 배우, 감독, 프로듀서로 활동하는 그는 특히 한국 음악을 좋아한다고 털어놓았다.

“판소리를 인상 깊게 들었어요. 음과 음 사이에 이어지는 부분이 인상 깊었어요. 제가 전통음악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K-팝의 에너지와 역동성도 마음에 듭니다.”

와이파라는 마오리족 중 루아 파니 부족 출신이다. 그는 뉴질랜드 북섬의 동쪽 해안 마을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루아 파니 족으로 스코틀랜드 혈통이 섞였으며, 어머니는 다른 마오리족인 타이누이 부족이면서 영국, 아일랜드, 벨기에 혼혈이다. 조상의 출신국은 다양하지만 그는 자신을 마오리족이라 여긴다.

와이파라는 뉴욕 맨해튼 음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뉴욕 오블리크사운드의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다. 뉴욕에서 데뷔 앨범을 낸 그는 2006년 뉴질랜드로 돌아와 활동하고 있다. 최근 앨범인 ‘필 업 더 사일런스’는 뉴질랜드 음악 시상식에서 ‘베스트 루트 앨범상’을 받았다.

그는 “제 모국어는 영어이고 마오리어를 나중에 배웠기에 노래할 때는 영어로 더 많이 한다”며 “그러나 영어로 노래를 써도 마오리족의 가치나 문화, 세계관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마오리족은 자연을 의인화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나는 강이고, 강이 나다’라는 속담도 있다. 땅은 어머니, 하늘은 아버지로 여긴다. 마오리족이 공식적으로 자신을 소개할 때는 자신이 속한 산과 강, 대(大)부족, 하위부족 순서로 말하고 마지막에 이름을 밝힌다.

마오리족은 현재 뉴질랜드 전체 인구 약 400만명의 12%가량이다. 와이파라는 “우리는 문자가 따로 없기에 역사와 문화를 입에서 입으로 전해왔다”며 “최근에야 문자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 할머니 세대는 학교에서 마오리어를 하는 게 금지됐고, 마오리어를 말하다가 맞기도 했다”며 “그렇기에 이번에 한국에서 본 국립한글박물관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사랑해 한글을 만들었다는 내용에 크게 공감이 갔다고 한다.

“요즘 마오리족에서는 코항가 레오(Kohanga Reo)라는 운동을 하고 있어요. 언어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할머니나 이모, 고모들이 중심이 돼 미취학 아동에게 마오리어를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요즘에는 마오리어를 100% 완벽하게는 아니어도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마오리어 뉴스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가수들도 마오리어로 노래를 많이 해요. 젊은이들 사이에서 카파 하카(Kapa Haka)라는 그룹댄스가 인기를 얻고 있어요.”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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