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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일본군의 군수물자 창고로 쓰이던 울산 남산동굴이 역사, 문화, 자연을 담은 특색있는 공원으로 조성된다.
울산 남구는 오는 12월 ‘남산근린공원 동굴피아 조성사업’을 마무리한다고 14일 밝혔다.
동굴은 1940년대 일본군이 남구 삼산동에 19만8000여㎡ 부지에 조성했던 민간 비행장을 군용으로 개조하면서 군수물자를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공원 부지에 포함된 남산 동굴은 4개다. 너비 1.5~4.7m, 길이 16∼62m, 높이 1.8~4.2m 규모다.
당초 남구는 인공폭포를 위주로 한 ‘수변공원’과 육갑문을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했었다. 그러나‘일제강점기 시절 만들어진 동굴을 활용해보자’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동굴 위주의 사업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공원 전체 규모는 1만9800㎡(남산로 크로바아파트∼와와삼거리) 크기이다. 사업비는 모두 150억원이 쓰인다.
우선 남구는 동굴 4개 중 3개를 연결해 동굴 지하에 광장을 설치한다. 동굴 지하광장과 왕복 4차선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태화강 산책로는 지하통로로 연결한다. 주민들이 태화강 둔치와 산책로를 쉽게 오갈 수 있게되는 것이다. 광장에는 작은 공연을 열 수 있는 다목적광간과 카페가 들어선다.
60m 길이의 제1동굴은 일제강점기 울산의 생활상과 강제노역과 수탈 역사가 담긴 삼산비행장과 남산동굴을 재현, 소개한다. 박상진 의사 등 울산의 항일운동가 소개도 마련된다.
울산 남구 동굴피아 조감도. 울산 남구 제공. |
16m 길이의 제4동굴은 계절별 다양한 이벤트를 여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봄에는 LED 조명을 활용한 꽃밭이, 여름엔 등골이 서늘한 귀신의 집이 된다. 가을엔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는 아트갤러리로, 겨울엔 빛과 얼음으로 겨울왕국으로 변신한다. 시민들의 휴식처와 아픈 역사 되돌아보는 공간, 특색있는 볼거리가 함께 어우러지게 되는 것이다.
남구 관계자는 “공원조성이 완료되면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남구의 또하나의 명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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