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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크루즈관광'이라 쓰고 '면세점 쇼핑'이라 읽는다

입력 : 2016-09-26 19:38:40 수정 : 2016-09-26 19:3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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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관광객 100만명 찾는 제주 '외화내빈' / 일정 짧고 면세점 쇼핑 위주 관광… 경제효과 미흡 제주가 크루즈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맞고 있지만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일정이 짧은 체류시간으로 인해 면세점 쇼핑으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관광객 3500명이 제주항에 도착, 크루즈선에서 내리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26일 제주도와 관광업계에 따르면 크루즈관광은 면세점과 중국인 관광객 전담여행사가 운영하는 쇼핑센터, 제주시 용두암 등 인근 무료관광지 한 곳을 찾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크루즈관광객은 대부분 중국인들이 차지하고 있는 데다 면세점은 매출의 상당부분을 모객 수수료로 여행사에게 지급하고 있다. 여행사는 또 중국 모객여행사에 송객 수수료를 주는 구조다. 이렇다 보니 제주 관광 일정 대부분이 쇼핑으로 채워져 제주의 산과 바다 등 자연경관을 제대로 둘러볼 기회가 없고, 지역경제에 큰 도움은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제주 방문 크루즈관광객 1300명을 표본으로 실태조사한 결과 평균 체류시간은 5.94시간으로 2014년 7.12시간보다 17%나 감소했다. 주요 방문지는 쇼핑시설이 41.5%로 가장 많았다. 주요 쇼핑장소도 신라면세점 39.2%, 롯데면세점 31.4%, 토산품 판매점 7.8% 순이었다. 1인당 평균 지출비용은 802달러로 조사됐다.

제주 크루즈관광객은 2011년 6만여명에서 지난해 62만여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올해 들어 지난 20일까지 제주를 찾은 크루즈 선박과 관광객은 351회, 87만1886명이다. 지난해 190회, 42만6124명보다 각각 84.7%, 104.6% 증가했다. 올해 550여회 입항 예정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비 534억원이 투입되는 서귀포시 강정 민군복합항 크루즈터미널이 내년 6월 준공되면 한 해 16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크루즈선이 출발하고 돌아오는 모항이 아닌 반나절만 머무르는 기항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여전히 대기업 면세점이 최대 수혜를 볼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체류시간을 최소 8시간 이상으로 정한 선석 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체류시간이 8시간 미만인 크루즈 선박은 입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8시간 이상 체류하는 크루즈 선박은 체류시간이 긴 순으로 먼저 배정한다. 또 제주를 준 모항 또는 선적항으로 하거나 주된 사무실을 제주로 하는 크루즈 선박과 세계를 장기 운항하는 월드 와이드 크루즈 선박을 우선 배정한다.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선식 공급 횟수, 유료 관광지 이용실적, 지역상권 이용실적을 따져 선석배정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크루즈 선사별 기항지 관광 실태를 연중 파악해 선석 배정에 반영하고, 크루즈 선사에는 지역상권 방문 일정이 포함된 기항지 관광 프로그램 운영과 제주산품 선식 공급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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