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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102보충대" 65년 만에 역사 속으로…마지막 입영

입력 : 2016-09-27 14:09:15 수정 : 2016-09-27 14: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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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입영부대인 강원도 춘천 102보충대 마지막 입영식이 27일 열렸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 마지막으로 입소하는 입영장정 1천여 명은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우산을 쓴 채 보충대 안으로 들어섰다.

짧은 머리가 어색한 듯 연신 머리를 매만지는 입영장정의 얼굴에는 가족의 품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과 나라를 지키는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감이 뒤섞였다.

애지중지 키운 아들을 보내야 하는 부모들과 동고동락을 함께한 친구, 연인의 얼굴에도 근심과 걱정 등 만감이 교차했다.

이날 대연병장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입영식은 비가 내린 탓에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무심한 하늘을 탓하며 강당 앞에서 두 손을 꼭 잡거나 포옹하며 마지막 인사를 마친 가족들과 친구들은 입영장정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손을 흔들었다.

못내 아쉬운 이별에 감정이 북받친 사람들은 입영장정의 온기가 남아 있는 물건과 사진을 바라보며 우산 속에서 눈물을 훔쳤다.

이들을 등지고 강당 안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 장정들의 눈시울도 붉게 변했다.

이날 마지막 입소를 끝으로 102보충대는 국방개혁 기본계획에 따라 창설 6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02보충대는 6·25전쟁 중인 1951년 3월 제주도에서 창설된 훈련소로 시작됐다.

1953년 8월 강원도 춘천시 근화동에 자리를 잡은 이후 1967년 12월 춘천시 신북읍 율문리로 이전했다.

1987년 10월 현 위치인 신북읍 용산리로 옮겼다.

그동안 강원도권에 입대하는 모든 장정은 102보충대에 입소해 3박 4일 동안 입대 절차를 거치며 신병교육을 받을 부대를 배치받기 전까지 대기했다.

2014년 12월 의정부 306 보충대가 63년 만에 해체된 이후에는 전국 유일의 보충대였다.

102보충대를 거쳐 간 장병은 연평균 4만∼5만 명으로 65년간 약 260만 명의 장정이 추억을 함께했다.

한류 스타들이 입영하는 날이면, 일본과 중국에서 온 팬들이 몰려 북새통일 이루기도 했다.

지난 20일 춘천 102보충대에서 마지막 입영 문화제가 열려 박창명 병무청장이 입영자 가족들과 대화하는 모습. 병무청 제공
수많은 사연을 함께한 102보충대 입구는 이제 추억의 장소로 남게 됐다.

이날 입소한 1천여 명의 입영장정은 입영식에 이어 생활관과 부대시설 소개를 받고 기본적인 신체검사와 신상명세서 등을 작성한다.

아울러 102보충대 소속 장병에게 생활관의 침구 정리와 기본적인 제식 동작 등을 배운다.

전투복을 포함해 20여 개 보급품을 받고 종교활동과 대대 카페에 올릴 사진도 촬영한다.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무작위로 이루어지는 부대배치에 따라 제1야전군 예하 사단별 신병교육대로 이동한다.

102보충대는 이번 입영장병 관련 업무를 마치고 11월 1일 공식적으로 해체된다.

장정들은 10월부터 강원도 내 8개 시·군 지역에 있는 제1야전군 예하 각 사단으로 입영한다.

102보충대 마지막 대대장인 이시환 중령은 "수많은 사나이의 추억이 함께한 우리 부대가 막상 해체한다고 하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며 "장병들이 낯선 환경에서 건강한 병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마지막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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