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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국민의 부름 해당되는지 고민…安과는 공사구분"

입력 : 2016-09-27 15:18:09 수정 : 2016-09-27 15: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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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력시대로 바뀌어야…불평등·불안전·불통 등 불끄는 정치 필요"
"현시대 중요 리더십은 통찰력·실천력·소통력…영웅의 시대 아냐"
박원순 서울시장은 27일 "시대의 요구, 국민의 부름이 저한테도 해당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독일의 사회학자인) 막스 베버가 말한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정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제 의지와 상관없이 대선주자로 오르내린 건 서울시정에 대한 기대 때문이지 시민 지지를 얻지 못했으면 이런 요구가 나오겠느냐"고 시정경험을 내세우면서 대권도전 의지를 강력히 내비쳤다.

자신에게 서울시장 직을 양보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대선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공사구분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대표와 개인적 신뢰관계는 유지하겠지만 대선에서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또 "불평등의 불, 불공정의 불, 불안전의 불, 불통의 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있다"며 "불 끄는 정치가 필요하다. 불은 발로 끄지 머리로 끌 수 없다. 국민권력시대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넘어 시대를 교체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룰을 바꿔야 진짜 교체다. 99대 1의 사회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정권에 대해선 "지금 국가는 국민을 위해 있는 게 아니라 국민 위에 있다"고 세게 비판하며 현 시대의 리더십으로 통찰력, 실천력, 소통력을 꼽았다.

중앙정부와 갈등을 빚은 청년수당에 대해선 "절박한 청년에 투자하는 게 포퓰리즘이라면 포퓰리스트가 되겠다"고 말했다.

북핵과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도 "국회와 협의했어야 하는 문제"라고 적극 목소리를 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관련해선 "임기 5년간 가장 뼈아픈 잘못이었다"고 회고했다.

아들 병역 문제에 대해 답변할 땐 보수단체 회원이 난입해 항의하며 잠시 소동을 빚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청년수당은 '표퓰리즘'이란 지적이 있다.

▲ 포퓰리즘이 아니라 리얼리즘이다. 절박한 청년에게 투자하는 게 포퓰리즘이라면 전 포퓰리스트가 되겠다.

-- 격차 해소를 위해 가장 필요한 건.

▲ 1대 99의 사회 속에서 상위 1%에 의해 독식되는 걸 99%에 돌려주는 일이다. 낙수효과는 틀렸고, 분수효과로 바꿔야 한다.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때 환자와 접촉한 1천500명을 격리조치한 건 과잉대응이었단 지적도 있다.

▲ 그 조치가 메르스를 조기 종식하는 데 결정적 도움이 됐다. 늑장대응보단 과잉대응이 낫다.

-- 구의역 사고는 큰 실망을 안겨줬다.

▲ 임기 5년간 가장 뼈아픈 잘못이었다. 서울메트로 위험업무 외주화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 쓰지만 좋은 약이 되고 있다.

-- 국무회의에서 본 대통령은 어떤 리더십을 가졌던가.

▲ 국가 원수에 대해 평하는 건 적절치 않다. 답하지 않는 걸로 하겠다. 다만 아쉽다. 유일한 야당 출신인 제가 발언하면 오히려 격려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몇년간 긴밀한 대화가 없었단 건 유감이다.

-- 본인의 리더십은.

▲ 우리 시대 중요한 리더십은 통찰력, 실천력, 소통력이다. 지금은 영웅의 시대가 아니고, 과거 권위주의적 대통령을 가질 수 없다.

-- 시장 임기를 못 채울 수도 있나.

▲ 나라 기틀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상황에서 유력한 정치인으로서 내년 선거를 고민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자격이 없는 것이다. 공직자 운명은 국민 결정에 달려있다. 시대의 요구, 국민의 부름이 저한테도 해당되는건지 고민하고 있다. 제 의지와 상관없이 대선주자로 오르내린 건 서울시정에 대한 기대 때문이지 제가 시민 지지를 얻지 못했으면 이런 요구가 나오겠나. 막스 베버가 말한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정말 생각하고 있다.

-- 차기 대선에서의 시대적 과제는.

▲ 대한민국 룰을 바꾸는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면서 그 다음 시대 비전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다른 결과를 얻으려 하면서 같은 방법을 되풀이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 다른 정치인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부분은.

▲ 시대의 요구와 이념대로 살아왔다. 인권이 필요할 땐 인권변호사를 했고, 사회개혁이 필요할땐 참여연대에서, 사회통합이 필요할 땐 아름다운재단에서 활동했다. 지방정부 혁신이 필요할땐 희망제작소를 만들었다.

--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한 평가는.

▲ 두 분 다 훌륭한 분이다. 명색이 대선주자로 올라있는 분들이 그냥 그렇게 된 것이겠나.

-- 안 전 대표가 도와달라고 한다면.

▲ 큰 국가 위기와 미래가 달린 문제에서 공과 사를 구분하는 건 필요한 일이다. 안 전 대표와는 오랜 신뢰관계를 가져왔고 아직 깨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평가는.

▲ 유엔 사무총장 한분 배출하기가 쉬운 일인가. 자랑스럽다.

-- 반 총장이 제3지대에서 손잡자면 잡을건가.

▲ 생각해본 적 없다.(웃음)

-- 여권의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야당의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도 평가한다면.

▲ 메르스 사태 때도 지자체장들은 현장을 늘 파악하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머릿속에 그릴 수 있는 사람들이더라. 김 의원은 야당이 절대 당선될 수 없던 곳에서 변화를 만들어낸 것만으로도 칭찬 받을만한 분이다.

-- 개헌론에 찬성하나.

▲ 개헌이 당파입장에 따라 논의돼선 안된다. 국민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자치와 분권이다. 다만 헌법을 고치지 않고 여야합의로 법률로 고칠 대목도 많다.

-- 북핵문제 해결책은.

▲ 북이 호전성을 갖고 있기에 국방력을 발전시켜야 한다.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한미동맹은 너무나 중요하다. 한미, 한일 무역규모보다 많은 중국과의 관계도 놓칠 수 없다. 양자택일할 관계가 아니다. 이 정부에서 몇차례 핵실험이 일어났는데 그런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대안을 내는 게 중요하다.

-- 사드배치와 핵무장론에 대한 생각은.

▲ 사드는 주변국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되는 복합적 문제다. 국회에도 충분히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 의장이 신문을 통해 봤단 게 대체 이해가 가나. 가장 중요한 안보정책은 국민 단결이다. 한반도에 핵은 어떤 경우에도 배치돼선 안 된다.

-- 아들 병역문제에 대한 생각은.

▲ 처음에 참았는데 계속 문제제기해 공개검증했고 문제없다고 밝혀졌다. 그런데도 계속해 결국 고발했고 1심에서 문제제기한 분들이 유죄판결을 받았다. 제가 이 정부에서 가장 탄압받는 사람이 되고 있다. 국정원의 박원순 제압문건도 사실로 밝혀지고 있고, 어버이연합이 절 상대로 10번이나 시위했다. 언론사 팀장들이 "위에서 시장 비판하는 기사를 쓰라고 한다"고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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