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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사람도 독감 예방접종 반드시 받아야 하는 이유

입력 : 2016-09-28 15:58:30 수정 : 2016-09-28 16: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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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시즌이 다가왔다. 국가가 관리하는 전염병 중 하나인 독감은 전염성은 강하지만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후유증도 심하지 않아 대부분 지독한 감기 정도로 여기는 질병이다. 하지만 최대 치사율이 60%가량으로 알려진 신종플루(H1N1)와 조류인플루엔자(AI)와 같은 변종 독감이 해마다 유행하면서 1918년 한국 14만명 등 세계적으로 5000만명 이상이 사망한 ‘스페인 독감’ 류의 ‘펜대믹’(Pandemic·전세계를 뒤덮는 전염병의 대창궐) 공포가 지구촌을 엄습하고 있다.

독감은 감기와는 차원이 달라

독감은 원인과 증상에 있어 1년 내내 걸리는 일반 감기와는 확연히 구별된다. 감기는 코로나와 리노 같은 바이러스 때문에 기침, 콧물 같은 가벼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이다. 반면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코를 통해 기관지, 폐로 침투해 고열과 두통, 기침, 근육통 등을 일으키는 급성호흡기 질환이다. 주로 겨울에 소규모로 전염되지만 폐렴과 뇌수막염 등 합병증을 일으키는 중대 질환이다. 독감과 관련한 사망자는 지난 31년 동안 미국에서 해마다 3300∼4만9000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밝히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독감에 걸리지 않으려면 아이, 어른 나이와 상관없이 가을 초반보다는 후반에 예방접종을 맞는 게 효과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자료=CDC

독감 예방을 위한 최고의 방법은 손씻기다. 비누나 손세정제를 활용한 손씻기를 생활화하면 독감 등 호흡기 질환을 최대 21%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2∼3개월 앞서 백신을 맞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건강한 성인이 적절한 시기 백신을 맞을 경우 70∼90%가, 미국 CDC는 이보다 낮은 50∼60% 정도의 예방효과가 있다고 본다. CDC는 백신을 맞은 어린이의 경우 74%, 일반 성인은 71%, 50세 이상은 77% 정도 독감 예방 효과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관련자료)


분무형 백신은 효과 거의 없어

그렇다면 누가, 언제, 어떤 백신을 맞아야 독감 예방 효과를 볼 수 있을까.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년 초 그해 겨울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발표한다. 올해는 H1N1(스페인독감과 비슷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형과 H3N2(신종플루)형이라는 두 개의 A형 바이러스와 1∼2개의 B형 바이러스가 거론됐다. 세계 주요 백신 제조·수입사는 이에 발맞춰 그해 소비될 백신을 생산, 확보한 상태다.
 

독감 백신은 크게 두 가지다. 크게 세 종류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는 3가 백신과 네 종류의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다는 4가 백신이 그것이다. 민간병원서 유료 접종을 받을 경우 3가 백신은 1만6000원, 4가는 3만원 정도 한다. 대체로 독감 예방접종을 받은 지 2주 뒤면 항체가 생겨난다. 면역 효과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평균 6개월)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영유아 부모가 선호하는 분무형 백신인 ‘플루미스트’는 면역 효과가 3%밖에 안돼 독감 예방접종 효과를 보려면 반드시 주사형(면역효과 63%)을 맞히라고 CDC는 권고했다.


독감, 1∼2월 정점·5월까지 유행
한국의 인플루엔자 검출 건수는 '홍콩독감'이 유행했던 2009년 7191건을 비롯해 거의 매년 1500건을 상회하고 있다. 자료=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최근 몇년 새 국내에선 어떤 독감이 어느 시기부터 유행했을까.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지난 10년 동안 1000건 이상 보고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달 초 펴낸 ‘2015 감염병 감시연보’에 따르면 지난 겨울∼봄 사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모두 1614건이 보고됐다. 이 같은 검출 건수는 전년(2011건)보다 다소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홍콩독감’과 같은 A형(H3N2)이 2014년보다 195건(641건→836건) 더 늘어난 게 불안하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분석한 지난 시즌(2015년 1월 이후) 주별 인플루엔자 발생 건수 및 발병 바이러스 유형.  자료='2015 감염병 감시연보'

질병관리본부는 또 "매년 11월경부터 증가해 12월말∼1월초 정점을 이루다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던 인플루엔자가 지난 1월 유행기준(외래환자 1000명당 12.2명)을 넘어 5월까지 지속되는 양상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12월쯤 나타나기 시작해 1월 정점을 이룬 뒤 3월쯤 사라졌던 독감 유행 패턴이 더 이상 들어맞지 않는다는 얘기인 셈이다. 지난해까진 H1N1, H3N2와 같은 A형 바이러스만 신경쓰면 됐지만 지난 2월부터는 B형(총 603건) 바이러스 또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어르신들은 일반인보다 늦게

앞서 말했다시피 독감은 국가 전염병이다. 보건복지부가 매년 10∼12월 생후 6∼12개월 미만 영아와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무료 접종을 실시하는 이유다. 박근혜정부는 한때 독감 무료접종 대상을 올해부터 만 5세 이하로 확대키로 하고 관련 예산까지 확보했지만 지난 27일 백신 공급 물량 미확보, 정치적인 고려 등의 이유로 무료접종 대상 확대를 내년 이후로 미루겠다고 밝힌 상태다.(▶ 관련기사)



전문가들은 비록 무료접종 대상이 아니더라도 독감 백신은 나이와 상관없이 반드시 맞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신부와 젊은세대 역시 예외는 아니다. 유일하게 예방접종을 받지 않아도 되는 연령대는 생후 6개월 미만 갓난아기들이다. 신체건강한 20∼60대일지라도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크게 떨어져 있다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가족 중에 호흡기·심장 질환을 가진 환자가 있다면 전염으로 인한 합병증 가능성도 감안해야 한다.

다만 나이에 따라 접종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65세 이상의 경우 10월초에 예방접종을 받으면 그 예방효과가 3개월밖에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 백신을 맞았다 하더라도 독감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유행하는 내년 1∼2월 정도면 면역력이 사라진 상태인 것이다. 접종 시기를 최대한 늦추라는 얘기다. 일반적으로는 10월말이나 11월초가 이상적이다. 로라 헤인즈 미국 코네티컷대학 교수는 "백신을 맞는 이상적인 시기는 핼러윈(10월31일)과 추수감사절(11월20일) 사이"라며 "하지만 독감 예방접종을 아예 안받는 것보다는 받는 게 훨씬 낫기 때문에 10월이나 12월 이후라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련기사)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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