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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저는 오빠를 살리려 뱃속의 아기를 죽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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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19 14:00:31 수정 : 2016-10-19 14: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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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하다.

중국의 한 여성이 임신 도중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했다. 오빠가 림프종에 걸렸다는 사실 말이다. 그는 오빠에게 골수를 이식할 적임자로 판정됐다. 다른 사람은 오빠에게 골수를 줄 수 없다.

의사가 말했다. 골수를 이식하려면 아기를 죽여야 한다고. 아기를 죽이지 않으면 오빠가 죽는다고. 선택은 하나. 둘 중 하나를 취해야 한다. 둘 다 가질 수 없다. 아기도 낳고 오빠도 살리고 싶지만 여성은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중국 시나닷컴과 항저우망 등에 따르면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 시에 사는 양리(24)씨는 임신 12주가 됐을 무렵 오빠 양준(29)씨가 림프종 환자라는 소식을 접했다. 작년 9월의 일이다. 림프종은 림프 조직에 생기는 원발성 악성종양을 말한다.

골수이식만이 유일한 길인 가운데 의사는 검사 결과 양씨가 이식 적임자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오빠를 살릴 방법이 생겨서 기뻤지만, 양씨는 다음에 이어진 의사의 말을 듣고는 망연자실했다.

“당신은 오빠를 살리기 위해 골수이식을 바라겠죠. 하지만 태아에게 위험이 따릅니다.”

양씨의 오빠는 집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만약 오빠가 세상을 떠난다면 엄마가 무척 슬퍼할 거고, 그렇다면 본인도 더 힘들어질 거라는 생각이 양씨의 머리를 스쳤다. 그렇다면 방법은….

가족들은 양씨더러 오빠를 선택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아기는 또 가질 수 있지만, 오빠는 한번 잃으면 이 세상에서 다시 만날 수 없는 존재라는 부분이 가장 큰 설득력을 발휘했다. 심지어 남편도 그를 응원했다.

결국 양씨는 최근 항저우의 한 병원에서 낙태수술을 받았다. 그는 몸이 회복 되는대로 오빠를 위해 다시 한 번 수술대에 오른다.



네티즌들 반응은 엇갈린다.

낙태를 반긴 네티즌들은 “아기는 다시 생기지만, 오빠는 잃으면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들 반응이 옳은 것만은 아니다. 오빠를 살리기 위해 죽어야 했던 뱃속의 아기를 생각하면, 생명의 존엄성을 파괴한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양씨를 비난한 네티즌들이 공통으로 내민 의견이기도 하다.

잔혹한 운명의 갈림길에 섰던 양씨를 본 여러분 생각은 어떤가?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시나닷컴·항저우망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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