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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는 恨풀이 시리즈…'염소와 추장' 저주 누가 더 셀까

입력 : 2016-10-23 16:19:11 수정 : 2016-10-23 16: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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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스는 108년 만에, 인디언스는 68년 만에 WS 우승 도전
'밤비노의 저주' 깬 엡스타인 컵스 사장과 프랑코나 인디언스 감독 WS 격돌
26일(이하 한국시간) 개막하는 올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만날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팬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한(恨)을 가슴 깊이 품었다.

컵스의 마지막 우승은 1908년으로 올해 10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클리블랜드 역시 1948년 이후 68년 만에 대권 도전에 나서 만만찮게 우승에 목마른 팀이다.

유독 월드시리즈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두 팀은 각각 유서 깊은 저주까지 보유했다.

컵스는 '염소의 저주'에, 클리블랜드는 '와후 추장의 저주'에 고통받고 있다.

염소의 저주는 컵스의 마지막 월드시리즈였던 194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월드시리즈에서 만난 컵스는 2승 1패로 앞선 가운데, 홈 구장인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4차전을 벌였다.

그리스 출신 이민자 빌리 시아니스는 가족처럼 아끼던 염소 '머피'의 티켓까지 구매해서 리글리 필드에 입장했는데, 냄새로 항의하는 주변 관객 때문에 경기 도중 쫓겨나야 했다.

이때 시아니스는 "망할 컵스는 다시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하며 구장을 떠났고, 그해 컵스는 디트로이트에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이후 월드시리즈조차 올라가지 못한 컵스는 염소의 저주를 검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다가 23일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5-0으로 꺾고 71년 만의 월드시리즈 티켓을 얻었다.

그동안 컵스는 저주를 풀기 위해 시아니스와 염소 '머피'의 후손을 리글리 필드에 초청하고, 그래도 안 풀리자 작년에는 아예 팬들끼리 모여 대량의 염소를 먹어치우는 행사까지 벌였다.

클리블랜드 역시 긴 침묵을 깨고 19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에 복귀했다.

염소의 저주만큼 지독하진 않지만, 클리블랜드도 그에 못지않은 '와후 추장의 저주'에 시달린다.

클리블랜드는 1948년 이후 올해 6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데, 1951년 팀의 마스코트인 와후 추장의 색깔을 노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꾸면서 우승하지 못한다는 꼬리표를 달고 다닌다.

염소의 저주와 와후 추장의 저주에 앞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유명한 건 '밤비노의 저주'였다.

20세기 초 명문 팀이었던 보스턴 레드삭스는 새 야구장 펜웨이 파크를 짓기 위해 1920년 팀의 간판선수 베이브 루스를 라이벌 구단 뉴욕 양키스에 팔았다.

양키스는 루스를 등에 업고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으로 자리했지만, 보스턴은 2004년 우승 때까지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1986년 보스턴은 뉴욕 메츠와 월드시리즈에서 3승 2패로 앞선 6차전 연장 10회 1루수 빌 버크너가 어이없는 실책으로 경기를 내주고 시리즈까지 놓치자, 현지 언론에서는 루스의 애칭인 '밤비노'를 따 밤비노의 저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이 저주는 2004년 보스턴이 우승하며 86년 만에 풀렸는데, 당시 보스턴은 신출내기 단장 테오 엡스타인과 테리 프랑코나 감독을 앞세워 한풀이에 성공했다.

2003년 만 30세에 최연소 단장에 오른 엡스타인은 팀 구멍을 채우는 정확한 트레이드와 유망주 육성으로 보스턴을 새로운 팀으로 바꿨고, 평범한 코치였던 프랑코나를 감독 자리에 앉혔다.

프랑코나는 공정한 선수기용과 재빠른 판단력으로 보스턴을 하나로 묶었고, 부임 첫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올해, 밤비노의 저주를 깬 주역들은 각자 다른 팀에서 월드시리즈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컵스는 보스턴을 떠난 엡스타인에게 사장 자리를 보장하며 잽싸게 영입했고, 엡스타인은 부임 초기 좋지 않은 성적에도 팀 체질개선에 힘썼다.

엡스타인이 영입한 제이크 아리에타와 벤 조브리스트, 존 레스터는 올해 컵스의 내셔널리그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2012년 보스턴을 떠난 프랑코나는 곧바로 클리블랜드 지휘봉을 잡았고, 꾸준히 리빌딩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고 팀 전력을 키웠다.

올해는 거짓말 같은 14연승 행진을 벌이며 모두의 예상을 깨고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고, 투수력을 앞세워 월드시리즈까지 올랐다.

저주로 시작해 저주로 끝날 이번 월드시리즈, 그 뒤에는 '밤비노의 저주'를 깬 예전 동지가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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