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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탁금지법 기우였네"…수도권 인접 지방 골프장 '북적'

입력 : 2016-10-25 07:58:44 수정 : 2016-10-25 0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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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성 골프 비중 수도권보다 낮고 비용 저렴해 타격 안 받아"
청주권 휴일에도 '100% 부킹'…좋은 접근성·할인 이벤트 효과
일요일인 지난 23일 오후 잔뜩 흐린 날씨 속에서도 청주 A 골프장(회원제)의 클럽하우스는 온종일 북적거렸다.

주차장은 승용차로 가득 찼고, 클럽하우스 앞 연습 그린에도 10여명의 골퍼들이 퍼팅을 하며 '운동'에 앞서 몸을 풀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골프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크게 다른 풍경이었다.

수도권 일부 골프장들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주말 예약률이 뚝 떨어지면서 울상을 짓지만, 충청권 골프장은 이 법 시행 이후에도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 이날 A 골프장은 100여 팀이 라운딩을 하면서 거의 '풀'로 가동됐다.

오는 29일(토요일)과 30일(일요일) 예약도 24일 현재 10여 팀만 비어 있는 상태다. 골프장 측은 주초에 예약이 모두 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회원제 골프장도 29일과 30일 70여 팀 가운데 4∼5팀만 채우면 되고, 다음 달 5일(토요일)과 6일(일요일)에도 3∼4팀만 비어 있다.

대중제 골프장은 회원제보다 상황이 훨씬 더 좋다.

하루 70개 팀가량 받는 B 골프장은 오는 29일과 30일 각각 1팀만 남아있고, 다음 달 5일과 6일은 모두 마감됐다. 심지어 평일에도 거의 풀로 채워지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에도 충청권 골프장은 '무풍지대'인 셈이다.

이 지역 골프장이 청탁금지법의 영향을 덜 받는 요인은 우선 수도권과 달리 접대성 골프가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접대성 골프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우리 골프장을 비롯해 지방은 접대성 골프 비율이 10% 수준에 불과했다. 당연히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접대성 골프가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도권은 상대적으로 타격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며 "청탁금지법보다는 전반적인 경기침체가 더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상대적으로 그린피가 저렴한 것도 지방 골프장들이 청탁금지법의 파도를 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수도권 골프장(회원제)의 주말·휴일 그린피는 19만∼25만원이지만, 청주권은 15만∼20만원 수준이다. 

특히 청주, 충주, 진천, 음성 등 충북지역 골프장들은 수도권과 인접한 데다 사통팔달의 교통망으로 접근성도 좋다는 장점이 있다.

골퍼들의 입장에서는 20∼30분을 더 투자해 수도권에서 조금만 더 먼 지방 골프장을 찾으면 1팀당 20만원가량의 그린피를 아낄 수 있는 셈이다.

접대 골프가 사라지면서 각자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골퍼들이 비용이 저렴한 곳을 찾으면서 오히려 지방 골프장이 인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지방 골프장들이 그린피 할인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골퍼 공략에 나서고 있다.

A 골프장은 16만원하던 평일 비회원 그린피를 오전 8시 이전에 티업할 때 12만원으로 할인하고, '노(NO) 캐디'나 2인 플레이도 허용했다. 토요일에는 오후 5∼6시에 티업하면 그린피를 11만원까지 낮추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한다.

수도권 골퍼들을 위한 셔틀버스도 하루 1∼2회 운행한다.

B 골프장은 시간대별로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했다. 평일에는 7만5천∼9만원, 토요일에는 15만5천∼17만원, 일요일에는 14만∼17만원의 그린피를 받는다.

B 골프장 관계자는 "청주를 비롯한 충북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고 그린피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예전과 같은 부킹 전쟁이 없어지긴 했지만, 다양한 할인 이벤트를 도입하면서 저렴한 시간대를 찾는 실속파 골퍼들이 늘면서 걱정했던 것과 달리 청탁금지법 후유증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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